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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부동산 중개업 일자리 뺏나

기사등록 : 2018-03-16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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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수수료 절약…효율적인 업무까지"

[편집자] 이 기사는 3월 15일 오후 3시49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뉴스핌=최원진 기자] "현관 문을 열면 로봇이 마중나올 거라 했어요. '로봇?' 의아해 했죠"

젠플레이스 로봇 <자료=젠플레이스>

지난 1월 중순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서 매물로 나온 집을 방문한 로라 프랭코(31)씨는 부동산으로부터 한 통의 문자를 받았다. 현관 비밀번호와 함께 로봇이 함께할 거라는 내용이었다. 현관을 열고 들어가니 바퀴가 달린 태블릿PC 로봇이 그를 반겼다. 화면에는 부동산 중개인의 얼굴과 목소리가 나오고 로봇은 프랭코씨를 졸졸 따라다니며 집을 소개했다. 프랭코씨는 "정말 색다른 경험이었다. 중개인이 내 옆에 있는 듯 없는 듯했다"며 지난달 말 월세 3925달러에 집 계약을 마쳤다.

프랭코씨의 '색다른' 경험은 이제 미국 전역에 확산될 예정이다. 로봇을 앞세운 새로운 부동산 시장 시대가 열렸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지난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스타트업 부동산 회사가 최첨단 기술을 통해 임대, 매매의 틀을 깨고 있다.

◆ 고객·임대인·회사 모두 시간·돈 절약 

라훌 메와왈라 젠플레이스(Zenplace) 최고경영자(CEO)는 이렇게 짧게는 며칠에서 길게는 몇 주도 걸리는 임대, 매매 과정이 동사에서는 15분에서 20분이면 충분하다고 주장한다. 고객은 온라인에서 원하는 집을 선택한 후 전자서류에 서명만 하면 집 볼 준비는 끝났다. 매물을 내놓는 주인도 그 과정이 간단하다. 전자서류를 회사 측에 보내면 직원이 집을 방문해 홍보 영상과 사진을 찍은 뒤 바로 판매한다. 이 모든 과정이 온라인에서 수일이면 충분하다. 

메와왈라 CEO는 "집주인이 장래의 임대인과 시간을 조율하고, 서류를 앞뒤로 보내 임대 계약이 지연되는 등의 전통적인 문제가 있다"며 "로봇은 고객과 임대인 양측 모두의 임대 경험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어디 이뿐일까. 젠플레이스 중개인들은 외근을 나갈 일이 없다. 결국 회사는 비교적 적은 인원으로 많은 계약을 성사시킬 수 있어 이득이다. 메와왈라는 "중개인는 평균 하루에 3~4번 매물을 보여줄 수 있다면 젠플레이스 중개인들은 15~20번을 한다"고 밝혔다.

젠플레이스는 일반 부동산 과정보다 3배 빠르고, 수수료도 최대 50% 저렴하다. <자료=젠플레이스>

결과적으로 중개 수수료도 적다. 젠플레이스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고객은 최대 50% 저렴하게 집을 장만할 수 있다. 동사는 중개인이 부수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관리비, 재계약비 등을 부과하지 않는다. 여기에 총 관리 수수료는 5.9%로 이는 일반 부동산의 7~10%와 확연히 차이가 난다.

CBS뉴스에 따르면 젠플레이스는 현재 캘리포니아주 북부와 로스앤젤레스시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 플로리다주와 뉴욕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 점점 설자리가 없는 중개인

캘리포니아주 남부에는 또 다른 스타트업 부동산 회사 렉스(REX)가 있다. 에릭 로드만 렉스 CEO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가 부동산의 미래에 큰 반향을 일으킬 것"이라며 "지출을 줄이고 모든 과정은 빨라질 것"이라고 장담했다. 

특히 로드만 CEO는 중개사들이 첨단 기술의 중요성이나 그 가치는 인지하고 있지만 AI나 로봇이 그들을 대체할 것이란 현실은 모르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렉스의 중개인은 질로우(Zillow)와 트룰리아(Trulia)란 AI 로봇이다. 렉스는 이들이 "실제 중개인보다 훨씬 똑똑하다"고 자부한다. 질로우와 트룰리아는 75개가 넘는 질문에 세세한 답을 할 줄 아는 것은 물론 데이터를 수집해 오늘보다 더 나은 정보를 내일 제공한다.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덕분이다. AI 연구 분야 중 하나로 인간의 학습 능력과 같은 기능을 컴퓨터에서 실현하고자 하는 기술이다. 아직 연구가 더 필요한 기술이지만 무긍무진한 잠재력은 구글 딥마인드의 AI 알파고(Alphago)만 봐도 알 수 있다. 렉스는 이렇게 얻어진 정보로 소비자 트렌드를 읽을 수 있다.

<자료=렉스>

렉스는 중개 수수료는 불과 2%다. 잭 라이언 대표 이사를 비롯한 렉스 경영진은 로봇, 빅데이터 분석 및 AI가 평균 5%~6%의 중개 수수료를 받는 기존의 부동산 시장을 붕괴시킬 것이라고 믿고 있다. 부동산 중개업자들은 부동산을 매매하는 데 다수의 웹사이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등 거래정보망에 등록하는데 렉스는 질로우와 트룰리아 같은 플랫폼에 있는 소비자들에게 직접 집을 판매한다. 

렉스는 현재 캘리포니아주, 뉴욕 맨해튼에서 활발히 운영 중이며 조만간 콜로라도주 덴버와 텍사스주 오스틴에 확장을 시작으로 올해 안에 미국 전역에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버추얼Apt(VirtualApt)는 바쁜 고객을 위해 3D 영상을 제공한다. 가격은 평방피트당 50센트로 고객은 보고 싶은 부분만 골라 구경할 수 있어 합리적이다. 특히 거리가 먼 지역의 매물을 볼 때 버추얼Apt는 능력을 발휘한다. 

 

[뉴스핌 Newspim] 최원진 기자 (wonjc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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