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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알리바바 위협하는 공동구매 쇼핑앱 '핀둬둬(拼多多)'

기사등록 : 2018-03-16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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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3년 만에 중국 쇼핑 어플리케이션 2위 등극
'함께 사면 싸진다', SNS전자상거래로 고객 몰이

[편집자] 이 기사는 3월 15일 오후 4시46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뉴스핌=백진규 기자] “핀둬둬(拼多多) 때문에 지문이 닳아 없어질 지경이에요.” 한 50대 중국 네티즌이 인터넷에 올린 글에 공감 댓글이 쏟아진다. 핀둬둬를 알고 나서부터 온라인 쇼핑에 중독됐다는 하소연이다.

온라인 쇼핑 앱 핀둬둬가 출시 3년만에 알리바바와 징둥을 무섭게 추격하고 있다. 친구와 함께 물건을 구입하면 가격이 싸지는 공동구매 방식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것. 지난해 바이두에서 실시한 네티즌 투표에서는 타오바오에 이어 2017년 중국 쇼핑앱 2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핀둬둬 앱 다운로드 화면. '3억명이 사용하는 전자상거래 앱' 이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 <캡처=핀둬둬>

◆ ‘둘이 사면 더 싸다’, 공동구매 모델로 인기

핀둬둬는 상하이쉰멍신시(上海尋夢信息)가 2015년 9월 출시한 모바일 쇼핑 플랫폼으로, 공동구매 문화를 성공적으로 안착해 중국 모바일 쇼핑 판도를 뒤흔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핀둬둬에서 검색한 포도주 구매 사진. 혼자 사면 199위안이지만 둘이 사면 119위안에 구입할 수 있다 <캡쳐=핀둬둬>

핀둬둬는 제품마다 2개의 다른 가격을 제시한다. 그냥 사도 되지만 친구를 끌어들여 둘이 함께 사면 가격이 싸진다. 48위안짜리 블라우스를 공동구매 하면 38위안, 199위안짜리 와인은 119위안으로 가격이 내려가는 식이다. 돈을 아끼기 위해, 또는 재미로 친구에게 “여기 립스틱 같이 사자, 너랑 나랑 같이 사면 20% 더 할인된대”라고 메신저를 보내면서 자연스럽게 고객도 늘어난다. 웨이신(微信, 위챗) 큐큐(QQ) 등 SNS와 연동돼 있어 간편하게 제품 정보를 보낼 수 있다.

급하게 연락할 친구가 없다면? 조금 수고스럽지만 알림 기능을 이용해 함께 구입할 고객을 찾으면 된다. 단장(團長)이 돼 쇼핑 단원을 모집하는 방식이다. 사실 대부분의 상품은 누군가 이미 선택을 한 상황이어서, 밑에 ‘한 명이 부족해요’ 멘트를 보고 손쉽게 공동구매 할 수 있다.

단순히 쇼핑만 한다면 핀둬둬에 따로 회원가입 할 필요도 없다. 위챗으로 간편하게 로그인 할 수 있으며, 구입하고 싶은 상품을 선택하면 바로 위챗페이로 결제가 넘어간다.

거래 패턴을 인식해 관심 가질만한 상품을 우선적으로 보여주는 것도 핀둬둬의 성공 비결 중 하나다. 와인을 클릭 했다면 다음 번엔 다른 가격의 와인, 와인잔, 치즈(안주) 등을 먼저 배치해 결제를 유도한다.

핀둬둬는 서비스 1년만인 2016년 7월 기업가치 100억위안(약 1조6900억원)을 넘어서며 쇼핑몰 유니콘으로 급부상했다. 당시 1억1000만달러의 시리즈 B 투자를 유치했으며, 텐센트도 투자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덕분에 핀둬둬는 텐센트의 SNS서비스 위챗 QQ와 연동 서비스를 강화했다.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알리바바와 대결구도를 만들고 있는 텐센트 입장에서도 핀둬둬는 든든한 지원군인 셈이다.

기존 전자상거래에 식상해 하던 고객들은 핀둬둬에 열광했다. 2016년 말 2000만명이던 액티브유저 수는 지난해 말 1억6000만명으로 8배나 늘어났다. 지난해 하반기에만 해도 ‘2억명이 핀둬둬를 사용하고 있습니다’고 했던 광고도 어느새 ‘3억명이 핀둬둬를 사용하고 있습니다’로 바뀌었다.

지난해 6월엔 시장조사기관 아이리서치(艾瑞咨詢) 에서 선정한 ‘2017년 가장 성장성 있는 브랜드’에 꼽히기도 했다.

공동구매를 통해 소비자들은 저렴한 가격에 쇼핑해 좋지만, 핀둬둬 때문에 더 힘들어졌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바로 온라인 매장 주인들이다. 타오바오와 징둥 안에서만 경쟁하는 것도 치열한데, 핀둬둬는 조금만 가격이 비싸도 SNS를 통해 소비자들끼리 연락하기 때문이다. 가격 경쟁력에만 너무 신경 쓰다 보니 상품의 질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 ‘별들의 모임’ 핀둬둬, ‘중국 SNS 전자상거래 선구자’로

핀둬둬가 주목 받는 이유가 하나 더 있다. 바로 설립 초기 투자자에 알리바바에서 쫓겨난 예전 알리바바 2인자 출신 쑨퉁위(孫彤宇)가 있기 때문이다. 중국 네티즌들은 핀둬둬를 ‘쑨퉁위의 복수’라고 부르며 핀둬둬가 알리바바를 추격하고 있다고 말한다.

쑨퉁위는 알리바바 초창기 멤버인 ‘18나한(마윈과 17명의 창업 동기들)’ 중 한 명으로, 타오바오 개발과 운영을 담당했다. 알리바바 관계자들은 “쑨퉁위가 없었다면 타오바오가 중국 최대 온라인 마켓으로 성장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마윈 다음으로 알리바바에 기여한 인물로 쑨퉁위를 꼽는다. 알리바바 퇴사 후 교육 투자 사업에 종사하던 쑨퉁위는 핀둬둬와 함께 주가를 올리고 있다.

쑨퉁위 외에도 ▲돤융핑(段永平) 부부가오(步步高) 회장 ▲왕웨이(王衛) 순펑택배(順豊速運) 회장 ▲딩레이(丁磊) 왕이(網易, 넷이즈) 회장 등이 핀둬둬 시리즈A 투자에 참가했다. 때문에 핀둬둬는 ‘별들의 모임’으로 불리며 처음부터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고, 뒤이어 텐센트와 제휴하면서 발빠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황징 핀둬둬 CEO <사진=바이두>

물론 유력 투자자들을 끌어 모으고, 생소한 공동구매 서비스 전파에 성공한 것은 전적으로 설립자 겸 CEO 황정(黃崢)의 힘이다.

2002년 저장대학교(浙江大學)를 졸업한 황정은 미국으로 건너가 유학하면서 구글에서 근무했고, 2006년 중국 구글 사무실 설립업무를 맡아 IT업계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구글을 떠난 뒤엔 게임회사와 전자상거래 회사에서 근무하며 경력을 쌓은 뒤 창업했다.

핀둬둬의 성공으로 황정도 중국 유명 CEO로 우뚝 섰다. 지난해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전자상거래대회에서는 ‘미래의 별’로 선정됐고, 상하이에서는 ‘상하이 10대 인터넷 창업가’에 이름을 올렸다.

상하이에서 열린 수상식에서 황정은 “핀둬둬는 중국 SNS전자상거래의 선구자” 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더 재미있는 전자상거래 문화를 만들고 싶었다”면서 “기존의 전자상거래가 상품 중심이었다면, 핀둬둬는 고객 중심 SNS 중심의 새로운 서비스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뉴스핌 Newspim] 백진규 기자 (bjgchina@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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