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광연 기자] 카카오(대표 여민수, 조수용)의 택시유료화 전략이 시작부터 꼬이고 있다. 법적 문제가 없다는 카카오와 구체적인 서비스 모델을 파악한 후 적법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국토부 입장이 맞서는 모습이다. 정부 규제로 서비스 자체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 면밀한 검토와 적극적인 정부 협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택시유료화를 둘러싼 국토부와 카카오의 입장은 '합법모델' vs '추가검토 필요'로 엇갈린다.
국토부 택시산업팀 담당자는 “카카오가 택시유료화를 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건 맞지만 어떤 방식으로 추진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한바 없으며 우리는 구체적인 유료화 모델에 대해서도 설명을 들은바가 없다. 따라서 합법 또는 불법 여부를 판단할 시점이 아니다”고 말했다.
반면 카카오는 "택시유로화와 관련해 국토부로터 문제없다는 답변을 받았으며 관련 협의를 계속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국토부와의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택시 유료화 모델 적용 <사진=성상우 기자> |
카카오의 택시유료화 정책은 사용자가 별도의 플랫폼 사용료(이용료)를 내고 근처의 택시를 강제(즉시배차) 또는 우선 호출하는 방식이다. 이중 즉시배차 이용료는 서울시 콜비 수준인 2000원 이상이다
택시 기사의 수락여부와 상관없이 강제로 배차되기 때문에 승차거부가 없다는 게 카카오의 설명이다. 이르면 3월 중 서비스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운송사업자가 아니기 때문에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에 저촉을 받지 않는다. 일종의 플랫폼 사용료를 받는 방식은 국토부의 승인이 따로 필요하지 않아 적법한 서비스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하지만 국토부의 경우, 플랫폼 사용료가 실질적으로 사용자들의 택시비 인상으로 이어지거나 지방자치단체가 정하도록 한 현 택시비 체제에 영향을 미칠 경우까지를 모두 종합해 서비스를 검토해야 한다.
따라서 이런 부분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카카오의 택시유료화 정책에 대한 평가를 내리기 어렵다는 게 공식 입장이다. 사실상 국토부와의 제대로 된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카카오가 택시유료화를 추진하는 셈이다.
실제로 카카오의 앞서 택시유료화를 도입한 SK플래닛(T맵택시)의 경우, 지난 2015년 최대 5000원의 웃돈을 지불하는 기능을 도입했지만 서울시의 시정 조치로 서비스가 중단된바 있다. 택시요금 체계에 위반한다는 이유에서다.
앞선 사례를 감안해 서비스 방식을 설정했다는 게 카카오의 설명이지만 플랫폼 사용료 지급이라는 방식이 사용자들의 실제적인 택시비 인상으로 이어질 경우, 정부가 규제의 나설 가능성은 매우 높다는게 업계 반응이다.
설상가상 골목상권의 반발도 구체화되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카카오택시 유료화 발표 직후 공식 성명을 통해 “무료 전략과 광고로 시장을 잠식한 후 지배적 지위를 활용해 가격을 올리는 대기업의 전형”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택시를 시작으로 대리운전(드라이버) 등 카카오가 보유한 다른 O2O 서비스에 유료화가 도입될 경우 시장 독점이 심화될 위험성이 높다”고 말했다.
서비스가 시작되기도 전에 각종 논란이 커지는 형국이지만 카카오는 예정대로 카카오택시 유료화를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이미 기업용 택시 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카카오 모빌리티 수익화를 강화하고 있어 택시유료화 역시 지금의 최적의 시기라는 판단이다.
여민수, 조수용 공동대표 취임 후 본격적인 수익성 강화에 나서고 있다는 점도 택시유료화를 서두르는 이유로 풀이된다.
카카오 관계자는 “국토부 등 관계자들과의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모두가 만족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정광연 기자(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