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이고은 기자] 정부가 미세먼지 기준을 선진국 수준으로 강화하면서 미세먼지 저감 목표도 덩달아 상향조정됐다.
중국에서 날아오는 국외 미세먼지와 일상 생활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에 대한 뚜렷한 대책 없이 기준이 강화돼 산업계의 부담만 가중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 미세먼지 기준 강화…당초 30% 저감에 10% 추가 저감해야
20일 환경부는 지름 2.5㎛ 이하인 미세먼지(PM2.5) 환경기준을 일평균 50㎍/㎥에서 35㎍/㎥로, 연평균 25㎍/㎥에서 15㎍/㎥로 강화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세먼지 '나쁨' 일수는 지난해 기준 12일에서 57일로 45일 늘어난다.
환경부는 57일로 급격하게 늘어난 미세먼지 '나쁨' 일수를 일년 일수의 1% 이내인 4일 이내로 줄이고,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도 기준치인 15㎍/㎥ 이하로 낮출 계획이다.
지난해 9월 발표한 미세먼지 종합대책에서 환경부는 2022년까지 미세먼지 국내 배출량을 30% 감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 미세먼지 연평균 농도는 23㎍/㎥로, 30%를 감축해도 18㎍/㎥로 목표인 15㎍/㎥에는 도달하지 못한다.
홍동곤 환경부 푸른하늘기획과장은 "기준 강화에 따라 미세먼지 국내배출량을 30% 줄이는 것에 더해 10%를 추가 저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연일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며 두 번째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된 지난달 17일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바라본 서울하늘에 미세먼지가 잔뜩 끼어있다. /김학선 기자 yooksa@ |
◆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배출허용기준 2~5배 강화…다량배출사업장 외에도 강화 전망
환경부는 지난해 9월 미세먼지 종합대책에서 5년 내 미세먼지를 30% 저감하기 위해 신규 건설되는 석탄화력발전소에 대해 2배에서 5배 강화된 배출허용기준을 적용하기로 했다.
현행 배출총량제로 규제되고 있는 질소산화물과 황산화물에 '먼지'가 추가된다. 신규 석탄화력발전소의 경우 배출되는 먼지는 5mg/㎥ 이하여야 하며, 황산화물은 25ppm, 질소산화물은 15ppm이 적용된다.
2014년 이전 환경협의를 한 기존 석탄화력발전소의 경우 먼지는 10~20mg/㎥, 황산화물은 60~80ppm, 질소산화물은 50~80ppm 등을 적용받고 있다. 신규 발전소에 대해 배출허용기준이 약 2~5배 정도 강화되는 것이다.
아울러 기존 미세먼지 배출 사업장의 배출허용기준도 강화된다. 환경부는 "현재 운영 중인 석탄발전소 61기 중 39기에 대해 방지시설 개선 가능성 등을 고려해 배출허용기준을 약 2배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미세먼지 환경기준이 선진국 수준으로 강화되면서 추가 저감해야하는 미세먼지도 산업계에서 방법을 찾을 예정이다.
홍동곤 환경부 푸른하늘기획과장은 "생활 미세먼지를 줄이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에, 미세먼지를 30% 줄이기 위해서는 산업계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를 30% 이상 더 줄여야한다"고 말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지금까지의 대책이 미세먼지 다량배출사업장 위주로 이루어졌다면, 나머지 사업장에 대해서도 배출허용기준을 더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이고은 기자 (go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