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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금리 올리는데 신흥국 ‘마이웨이’ 왜?

기사등록 : 2018-03-23 0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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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등 주요국 금리 동결, 앞서 러시아 브라질 등은 금리 인하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제로금리 정책 폐지 이후 6번째 금리인상을 단행한 한편 2020년까지 긴축 속도를 낼 의사를 밝혔지만 신흥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동결해 관심을 끌고 있다.

워싱턴 D.C. 연준 본부의 독수리상 <사진=블룸버그>

미국의 통화정책을 추종했던 ‘전통’과 상반되는 것으로, 최근 이머징마켓의 독립적인 행보가 지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22일 필리핀과 대만,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일제히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기준금리를 상향 조정했지만 인상 폭이 0.05%포인트로, 사실상 동결과 마찬가지라는 지적이다.

전날 미국 연준이 전날 연방기금 금리를 1.5~1.75%로 25bp 상향 조정한 한편 올해와 내년 각각 세 차례의 긴축을 단행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이날 신흥국의 통화정책 결정은 이례적이라는 진단이다.

뿐만 아니라 올들어 페루와 콜롬비아, 브라질, 러시아 등 주요 신흥국은 오히려 금리를 하향 조정했다.

지난 2015년 12월 연준이 제로금리 정책을 폐지하고 약 10년만에 첫 금리인상을 단행한 이후 신흥국의 엇박자는 최근 들어 더욱 두드러진다.

역사적으로 미국의 통화정책 기조에 보폭을 맞추던 암묵적인 관행이 흔들리는 양상이다.

이에 대해 시장 전문가들은 각 신흥국의 국내 경제적 상황에서 비롯된 현상이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이머징마켓 전반에 걸쳐 인플레이션이 안정적인 추이를 유지하고 있어 중앙은행의 정책자들이 금리인상을 서둘러야 할 이유가 없다는 얘기다.

이와 함께 올해 연준의 긴축 및 무역전쟁으로 글로벌 경제가 둔화될 경우 수출에 기대 탄탄한 성장을 이룬 신흥국이 일격을 받을 수 있어 미국의 통화정책을 조급하게 따라잡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다.

아베르딘 스탠더드 인베스트먼트의 에드문드 고 아시아 채권 매니저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아시아 신흥국 가운데 올해 세 차례의 금리인상을 단행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춘 곳을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달러화의 약세 흐름도 신흥국 중앙은행에 시간적 여유를 제공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연준의 적극적인 금리인상에도 달러화가 저공행진하고 있어 글로벌 투자자들의 신흥국 현지 자산 매입에 제동이 걸리지 않고 있다는 것.

시장 전문가들은 환율 움직임에 따른 글로벌 자본 유출 조짐이 나타날 때 신흥국이 금리인상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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