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이홍규 기자] 대(對)북 선제공격까지 주장했던 미국 내 대표 외교 강경파 존 볼턴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가 국가안보보좌관에 지명된 지 몇 분 만에 자신의 과거 발언과 거리를 두려는 모습을 보였다고 CNN뉴스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볼턴 전 대사는 이날 폭스뉴스 '더 스토리'에서 "내 경력 동안 내가 얼마나 많은 기사와 기고문을 썼는지 모르겠다. 연설을 몇 번이나 했는지 셀 수 없다"며 그 모든 것이 "공개적인 기록으로 남아있긴 하지만 나의 견해를 부끄럽게 여긴 적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솔직하게, 내가 그동안 개인적으로 이야기했던 것들은 이제 다 지나간 일"이라며 "중요한 건 대통령이 하는 말과 내가 그에게 하는 조언"이라고 강조했다. 볼턴 전 대사는 구체적인 정책 질문으로 압박을 받자 이란과 북한에 대한 이전의 견해는 반복하지 않았다고 CNN뉴스는 전했다.
존 볼턴 <사진=뉴시스/AP통신> |
오는 4월 9일부터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의 바통을 이어받을 볼턴 전 대사는 대표적인 대북, 대이란 강경론자로 정평이 나있다. 북한에 대해선 선제공격을 공개적으로 주장해왔다.
그는 지난달 28일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에서 "북한 핵무기로 제기된 현재의 '필요성'에 선제공격을 통해 대응하는 것은 미국에 지극히 합법적"이라고 표현했다. 또 "북한에 대한 미국의 정보 격차를 고려할 때, 우리는 마지막 순간까지 기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작년 9월 폭스뉴스에서는 "유일한 외교적 옵션은 남한이 북한을 장악하게 함으로써 북한 정권을 종식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소리(VOA)에 따르면 볼턴 전 대사는 한국의 '햇볕정책'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란에 대해서는 폭격이 필요하다고 말하기도했다. 그는 지난 2015년 3월 "이란의 폭탄을 막기 위해, 이란을 폭격하라"는 NYT 기고문에서 "불편한 진실은 1981년 이스라엘의 이라크 사담 후세인의 오시라크 원자로에 대한 공격이나 2007년 북한이 설계하고 만든 시리아 원자로 파괴 같은 군사적 행동만이 필요한 걸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부 전문가는 선제공격을 열렬히 찬성하는 그의 대북 정책 참여로 이제 막 대화 국면으로 접어든 북미 관계가 다시 냉각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았다.
민주당 의원들은 볼턴 전 대사의 임명 소식에 깜짝 놀랐다는 반응을 보였다. 크리스 머피 상원의원(민주·코네티컷)은 "대통령 집무실에서 국가 안보 문제에 있어 1인자가 될 그는 이란과 북한에 선제 공격을 가해야 한다고 열정적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국립정책연구대학원대학의 미치시타 나루시게 교수는 볼턴의 압박과 제재에 대한 주장은 "좋은 소식"이었지만, 그의 강경함은 북한 문제를 다룰 때 장애물이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