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월가 투자자들이 옥수수부터 콩까지 농산물 매도에 팔을 걷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결정에 중국이 농산물을 대상으로 보복에 나설 가능성이 점쳐진 데 따른 결과다.
중국에 수입된 옥수수 <사진=바이두> |
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작물을 중심으로 농산물 선물 가격이 가파르게 하락, 무역전쟁 우려가 미국 농가를 강타했다.
23일(현지시각) 런던 선물거래소에서 콩 가격이 1.7% 급락하며 부셸 당 10.12달러에 거래됐고, 옥수수 가격 역시 1.5% 떨어진 부셸 당 3.71달러를 나타냈다.
두 가지 작물은 한 주 사이 각각 3%를 웃도는 낙폭을 기록했다. 중국이 농산물에 보복 관세를 시행, 수출이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에 따른 반응이다.
전날 트럼프 행정부가 연 500억달러의 관세 시행을 결정하자 중국 정부는 미국 농산물과 금속 상품 및 농산물을 대상으로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은 미국의 콩류 수출 최대 시장이다. 가축 사료용 작물을 미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중국 정부가 콩과 옥수수 이외에 다른 농산물에 대해서도 보복 관세를 확대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미국의 옥수수 생산 규모는 올해 전세계 공급 물량의 36%에 이를 전망이다. 콩류 역시 35%의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보복 관세가 미국 농가에 가하는 충격이 작지 않을 것이라는 계산을 가능케 하는 수치다.
업계 전문가들은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에 관세를 부과하는 한편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로 발을 돌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뉴욕증시에서 관련 종목도 동반 급락했다. 돈육 가공 업체인 WH 그룹이 8% 급락했고, 중국 의존도가 높은 종목이 일제히 약세를 나타냈다.
그 밖에 상품 가격도 가파르게 떨어졌다. 상하이선물거래소에서 천연고무 선물이 일간 가격 하한선인 7%에 달하는 급락을 연출했다. 차량용 타이어가 미국의 관세 대상에 포함될 것이라는 우려가 ‘팔자’를 부추겼다.
철근과 철광석 선물 가격 역시 5% 급락하며 약 6개월래 최저치로 밀렸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 그룹의 에릭 놀랜드 이사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옥수수와 밀, 콩 등 미국의 농산물 생산 규모는 천문학적”이라며 “중국의 보복 관세는 상당한 압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