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조세훈 기자] 여야가 법정 최고금리를 현재 연 24%에서 연 20%로 인하하는 법안을 잇달아 발의했다. 지난 19대 대선 당시 여야 공통공약이었으며, 문재인 정부의 인수위원회격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100대 국정과제’에 포함시킨 사안이다.
다만, 24%로 인하한 지 한 달여 밖에 지나지 않은데다 최고 금리 인하로 저신용자가 대출시장에서 탈락해 '대출 절벽'을 맞을 수 있어 정부는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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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현행 법정 최고금리를 연 24%에서 연 19~20%로 내리자는 이자제한법이 총 6건 제출돼있다. 강병원·김정우(더불어민주당), 김한표(자유한국당), 박주현·이찬열(바른미래당) 의원이 각각 법안을 낸데 이어 지난 24일 권칠승 의원(더불어민주당)도 추가 발의했다.
여야는 법정 최고금리 인하에 대해 모두 공감하는 분위기다. 권 의원실 관계자는 "이자제한법에 대한 의회 내 이견은 거의 없다"며 "당 차원에서는 내년 초에 법정 최고금리 20%를 실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금융위원회는 법정 최고금리를 인하한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시급히 추가 인하를 단행하는 방안에는 부정적인 입장으로 알려졌다.
금융업계는 법정 최고금리 인하로 대출시장 탈락자가 사채와 같은 사금융을 이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한다.
이재선 대부금융협회 사무국장은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는 추세를 고려할 때 자금조달 비용은 올라가는데 최고금리는 내려가면 8~10등급의 저신용자 대출은 급감할 수밖에 없다"며 "최고금리 인하때마다 대부업체 영업패턴을 살펴보면 입증된다"고 말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고금리를 연 20%로 인하할 경우 8~10등급의 저신용자만 놓고 봤을 때 최소 52만3000명이 대출시장에서 탈락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사무국장은 "신용 취약계층이 생계형 급전이 필요할 때 사채시장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다"며 "20% 최고 금리 인하는 실익보다는 부작용이 더 큰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정부는 불법 사금융을 단속하고 제도권 대출에서 탈락하는 저신용자에게 정책서민금융을 더 확충해 부작용을 최소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뉴스핌 Newspim] 조세훈 기자 (ask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