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양섭 최주은 김민경 기자] 현대차그룹이 현대모비스를 정점으로 하는 지배구조를 개편했다. 이에 대해 증권가에선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이번 개편을 통해 현대모비스가 최정점에 위치하며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하는 구도로 바뀌게 됐고, 순환출자 구조는 완전히 해소된다. 다만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합병비율에 대한 평가는 다소 엇갈렸다.
현대글로비스 28일 주가 변동 추이 <자료=네이버> |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 중심의 지배구조개편 계획을 28일 장 마감후 발표했다. 핵심은 현대모비스의 투자-핵심부품 사업 부문과 모듈-AS부품 사업 부문을 인적분할해 모듈-AS부품 사업 부문을 현대글로비스로 합병한다는 것이다.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분할합병 비율은 0.61 대 1이다.
이날 지배구조 개편 내용들이 시장에 루머로 흘러나오면서 장중 현대글로비스는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6조원 안팎의 대형주가 마이너스 9%에서 플러스 12% 사이를 오가는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 주가는 이날 강보합세로 출발해 장초반 소폭 상승세를 유지하다가 현대모비스의 인적분할 관련 이슈가 시장에 거론되면서 급락했다. 오전 10시50분부터 10여분동안 마이너스 9%까지 하락했다가 약 1시간여동안 횡보세를 보이더니 오후장 들어 서서히 오르기 시작해 장 후반 급등했다. 결국 장중 12% 이상 올랐고 종가는 10% 상승세로 마감됐다. 현대모비스 역시 변동성이 컸지만 고가는 상승 7%, 저가는 보합 수준이었고, 강세를 유지해 6% 상승세로 마쳤다.
이는 이날 현대모비스가 이사회를 열고 지배구조 개선 안과 관련한 안건을 다룬 것으로 알려지면서 나타난 주가 추이다.
장중 나타난 현대글로비스의 주가 급변동에 대해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이사는 "현대모비스 중심의 인적분할이면 현대글로비스는 어떻게 이용할 지(합병 또는매각 등) 여부에 따라 주가가 천당과 지옥을 오간 것인데, 현대글로비스 중심의 변화는 아니라는 해석을 해서 확 떨어졌다가 합병한다는 루머가 돌면서, '그럼 가치가 살아있다'는 해석이 나오면서 다시 오른 것"이라고 풀이했다.
합병비율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A 자산운용사 CIO는 "아마 오후에 현대모비스의 부품사업부를 지나치게 싸게 넘긴다(합병비율 등)는 정보가 시장에 다소 흘러나왔다"면서 "다만 장 마감후 나온 합병비율 수준을 보면 크게 무리없이 나왔다고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자산운용사 CIO인 B씨는 "현대모비스 가치를 다소 낮게 평가하고 글로비스는 다소 유리하게 한 것 같다"고 전했다. 내일 주가 전망에 대해 "글로비스는 오늘 많이 올랐지만 내일도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고, 모비스는 다소 약세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반면 현대모비스에게 오히려 유리하게 됐다는 견해도 있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기본적으로 모비스가 수혜를 볼 수 있는 방향으로 조정됐다"면서 "종속모비스에 집중적으로 투자가 이뤄질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기아차는 모비스 지분을 매각하면서 현금을 손에 쥐게 되는 것도 긍정적"이라고 평했다. 그는 "기아차가 수익성 좋은 글로비스를 지배하게 되니까 기아차 입장에선 좋고, 지배구조 개편에 따라 현대위아도 저평가에서 탈출할 수 있는 모멘텀 정도는 되겠지만 실질적으로 연관되는건 별로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순환출자를 완전히 해소했다는 측면에선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배구조 개편은 시대의 흐름 맥락에서 진행되는 것"이라면서 "시장 평가는 전반적으로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그는 "지배구조가 오너에서 주주로 바뀌는 것으로 국내 증시에서 가장 할인요인이었던 주주환원 정책이 강화될 수밖에 없다"면서 "소유주 역시 주주이니 개편 이후 배당 등이 강화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또 "그동안 일감몰아주기 같은 편법으로 자기이익을 챙겼는데 이런 부분들이 사라질 것"이라면서 "이런 측면이 이날 현대글로비스와 모비스 주가에 투영됐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뉴스핌 Newspim] 김양섭 기자 (ssup82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