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무역전쟁 공포 속에 미국 주식펀드가 3주 연속 자금 유출을 나타냈다. 투자 심리가 급랭한 가운데 연초 이후 매도 규모 역시 대폭 늘어났다.
중국과 무역 마찰이 전면전으로 치달은 데다 아마존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거센 비판, 여기에 페이스북의 회원 정보 유출 스캔들도 주식펀드의 자금 유출을 부채질했다는 분석이다.
뉴욕증권거래소 트레이더 <사진=블룸버그> |
6일(현지시각) 시장조사 업체 EPFR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한 주 사이 미국 주식펀드에서 100억달러에 달하는 자금이 빠져나갔다.
이에 따라 주식펀드는 3주 연속 ‘팔자’를 기록했다. 또 연초 이후 펀드에서 이탈한 자금은 총 380억달러로 불어났다.
이른바 G2(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세 자릿수에 달하는 급등락을 연일 반복하고 있다.
지난달 트럼프 행정부의 연 500억달러 규모 관세 발표 이후 중국의 보복 관세 결정과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1000억달러 규모 추가 관세 움직임까지 워싱턴과 베이징의 일거수 일투족에 주가가 널뛰기를 연출했다.
정책 불확실성이 크게 부각되면서 투자 심리를 강타했고, 이는 주식 투자자들의 펀드 매도로 이어진 셈이다.
페이스북을 필두로 IT 대표 종목의 급락 역시 주식펀드의 유동성에 한파를 몰고 온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수십 차례에 이르는 사상 최고치 기록을 IT 섹터가 주도한 만큼 관련 종목의 가파른 조정은 투자자들의 경계감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S&P500 지수의 IT 섹터는 지난 3월 고점 대비 7% 이상 급락했다. 또 S&P500 지수는 1월 고점에서 7.4% 미끄러졌다.
백악관 정책자들이 무역전쟁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진정시키려는 움직임을 취하고 있지만 관세를 앞세워 양국의 무역 마찰이 전면전 양상을 보이는 만큼 당분간 주가 안정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GAM의 래리 헤더웨이 이코노미스트는 파이낸셜타임즈(FT)와 인터뷰에서 “지난해 주가 폭등을 이끌었던 동력이 이제 투자자들에게 불확실성으로 돌변했다”며 “이제부터 관건은 지난해 확인했던 기업 친화적 정책이 어디까지 표류하는가 하는 점”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함께 선진국 주식펀드가 동반 ‘팔자’를 보인 반면 이머징마켓 주식으로는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범유럽 지수인 스톡스 유럽 600 지수가 지난 1월 고점 대비 7% 가까이 떨어진 가운데 투자자들은 지난 한 주 사이 유럽 선진국 주식펀드에서 24억달러의 자금을 빼냈다. 이에 따라 관련 펀드는 4주 연속 자금 유출을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글로벌 이머징마켓 주식펀드는 10억달러의 유입을 기록해 15주 연속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이 밖에 단기물 채권펀드도 한 주 사이 11억달러의 자금이 밀려들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