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승현 기자] 삼성증권이 우리 사주에 배당금 1000원 대신 주식 1000주를 배당한 112조원 규모 초대형 금융사고가 발생한 직후, 삼성증권 애널리스트가 해당 주식 300억원어치를 내다 팔아 직원들의 모럴 헤저드(도덕적 해이)가 도를 넘었다는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 직원 16명은 지난 6일 배당금이 잘못 지급된 이후 총 501만2000주를 매도했다. 당시 시세로 2000억원 규모다.
이 중 서울 강남권 지점에서 6일 개장 직후 78만주(약 312억원 규모) 매도 물량이 시장가로 나왔다. 이 계좌의 주인은 삼성증권 소속 애널리스트로 알려졌다. 예상치 못한 대규모 매물이 쏟아지며 삼성증권 주가가 출렁이기 시작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며 삼성증권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일반투자자도 아니고 주식시장 시스템에 익숙한 금융업 종사자가 ‘금융사고’인지 인지하지 못했을 리 없다는 논리다. 특히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상장사 기업 가치를 평가해 투자자들의 의사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더욱 높은 수준의 도덕성이 요구되는 자리다.
구성훈 삼성증권 대표도 공식 사과문을 통해 "배당금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일부 직원들이 매도해 주가의 급등락을 가져온 것은 금융회사에서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잘못된 일로 부끄럽고 참담한 심정"이라며 머리 숙여 사죄한 바 있다.
한편 금융당국은 지난 8일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 주재로 긴급회의를 열고 삼성증권에 대한 전방위적 특별검사에 착수키로 결정했다.
금감원은 ▲삼성증권이 해당 주식을 보유하지 않았음에도 어떻게 우리 사주 개인 계좌로 주식배당처리를 할 수 있었는지 ▲일부 물량이 장내에서 매매체결까지 이루어질 수 있었는지를 집중적으로 살핀다.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은 “정부는 금번 사건을 증권거래 전반에 대한 신뢰의 문제로 보고 관계기관 합동으로 재발방지 방안을 마련하겠다”며 “그 과정에서 투자자 피해 및 시장혼란 등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승현 기자 (kim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