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럽 주요 증시가 보합권에서 제한적인 등락을 보인 가운데 러시아 증시의 하락이 두드러졌다.
지난주 트럼프 행정부가 발표한 추가 제재의 충격으로 장중 원자재 업체 유나이티드 코 러살의 주가가 반토막 나는 등 주요 종목들이 일제히 과격한 ‘팔자’에 시달렸다.
러시아 루블화 <출처=블룸버그> |
9일(현지시각) 범유럽 지수인 스톡스 유럽 600 지수가 0.48포인트(0.13%) 오른 375.30에 거래됐고, 독일 DAX 지수가 20.48포인트(0.17%) 상승한 1만2261.75에 마감했다.
영국 FTSE100 지수는 11.11포인트(0.15%) 오르며 7194.75를 나타냈고, 프랑스 CAC40 지수는 5.15포인트(0.10%) 상승한 5263.39에 거래를 마쳤다.
유럽 주요 증시의 움직임이 크게 제한된 데 반해 장 초반부터 러시아 증시의 급락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지난주 미국이 크림반도 병합과 시리아 정부 지원을 근거로 앞세우며 러시아 재벌 7명과 정부 관계자 17명에 대해 추가 제재를 내놓은 데 따른 파장으로 해석된다.
이날 러시아 증시의 MOEX 지수는 190.35포인트(8.34%) 폭락하며 2090.88을 나타냈다. 이번 낙폭은 2014년 3월 크림반도 분쟁이 고조됐던 당시 이후 최대 폭에 해당한다. 증시 급락과 함께 루블화 역시 3% 급락, 지난 11월 이후 처음으로 달러/루블 환율이 60루블 선을 뚫었다.
모스크바 소재 로코 인베스트의 키릴 트레마소프 이사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이 같은 증시 전반에 걸친 급락은 상당 기간 목격하지 못했던 현상”이라며 “증시 상황이 2014년과 매우 흡사하다”고 전했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즈(FT)를 포함한 그 밖에 외신들도 러시아 증시 급락을 비중 있게 보도한 한편 외환시장과 원자재 시장의 파장에도 조명을 집중했다.
그 동안 미국의 제재에 대해 미지근한 반응을 보였던 투자자들이 마침내 심각성을 인식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얘기다.
러시아 기업들이 제재 위협에 전방위로 노출됐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트레이더들은 공격적인 ‘매도’에 잰걸음을 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가 제재 충격을 받은 기업들의 지원책 마련을 지시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방안이 제시되지 않았다.
러살의 최대 고객인 동시에 8.75%의 지분을 보유한 글렌코어가 5% 가량 급락했고, 옥 올리콘 역시 제재에 따른 파장에 8% 내리 꽂혔다.
이 밖에 도이체방크가 경영진 교체에 대한 기대에 1% 선에서 상승했고, 세계 최대 광고 업체인 WPP가 마틴 소렐 최고경영자에 대한 조사 소식과 함께 퇴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2% 가까이 뛰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