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과 일촉즉발의 무역전쟁 위기를 맞은 중국이 위안화 환율을 근간으로 한 해법 모색에 나섰다.
고위 정책자들이 미국과 무역 마찰을 진정시키기 위해 달러화에 대한 위안화 가치를 점진적으로 떨어뜨리는 방안을 검토중이라는 것.
중국 위안화 <출처: 블룸버그> |
9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중국 정책자들이 2개 팀을 구성해 위안화 평가절하를 통한 무역전쟁 해법을 찾고 있다고 보도했다.
고위급 정부 관계자로 구성된 1개 팀이 위안화 환율을 미국과 무역 협상의 수단으로 동원할 때의 효과를 연구 중이며, 다른 1개 팀은 위안화 가치를 실제로 떨어뜨릴 경우 파장에 대해 논의중이라는 얘기다.
중국 정부가 위안화 평가절하 카드를 실행할 것인지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지만 환율이 G2의 무역전쟁에 접목될 가능성은 이미 투자자들 사이에 크게 점쳐지고 있다.
인위적인 위안화 평가절하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날카로운 비판과 달리 위안화는 그의 공식 취임 이후 달러화 대비 9%에 달하는 상승을 기록했다.
특히 최근 양국의 정면 대치에도 위안화 가치는 2015년 8월 이후 최고치로 상승해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이는 상하이 종합지수가 최악의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에 12% 급락한 것과 대조를 이루는 것이다.
위안화 평가절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연간 총 1500억달러의 관세가 실제로 실행될 경우 미국 이외 해외 시장에서 중국 수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이는 대미 교역 위축에 따른 충격을 일정 부분 상쇄시킬 전망이다.
하지만 리스크가 없지 않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위안화 가치 하락은 미국 금융위기 당시부터 눈덩이로 불어난 기업들의 대외 채무를 상환하는 데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
아울러 환율 개입에 나섰다가는 중국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크게 확대할 것이라고 시장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이는 지난 2015년 중국의 갑작스러운 위안화 평가절하에 극심한 자본 유출과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에 걸친 혼란이 발생했던 사실을 감안할 때 설득력이 실리는 주장이다.
최근 몇 년간 중국 금융당국이 변동성을 진정시키기 위해 다각도로 나선 점을 감안할 때 위안화 평가절하가 쉽게 꺼내 들 수 있는 카드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다이와 캐피탈 마켓의 케빈 라이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위안화 평가절하를 실제로 단행한다면 현명한 해법으로 보기 어렵다”며 “미국보다 중국이 더 큰 충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