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최주은, 전민준, 서영욱, 박미리, 이보람, 오찬미 기자] 오는 27일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남북·북미 관계 국내외 전문가들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북한의 비핵화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아울러 비핵과 과정에선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윌리엄 페리 전 미국 국방장관 등 북핵문제 전문가들은 1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북핵문제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열린 제7회 뉴스핌 서울이코노믹포럼(SEF)에서 이같이 진단했다.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윌리엄 페리 전 미국 국방장관은 “북한과 협상 중 가이드 원칙은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대로 북한을 대해야 한다’”며 “북한과 핵 실험 금지에 대한 합의와 핵 기술, 부품 이전을 금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북한과 핵 협상을 할 때는 엄격한 검증 과정을 거쳐야한다”며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과정을 입증할 수 있는 수단이 제한적이고 또 과거 포기한다고 했다 번복했던 사례가 있어 필요시 ‘강압외교’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페리 전 장관은 “이번 트럼프 대통령 등 3자 회담은 한반도 안보를 크게 개선할 수 있는 협상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단기적으로는 핵실험 금지를, 장기적으로는 한반도 비핵화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윌리엄 페리 전 미국 국방장관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제7회 서울이코노믹포럼'에서 '뉴 페리프로세스'와 북미관계 전망의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이형석 기자 leehs@ |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역시 북한의 비핵화에 공감하고 이를 위해 우리 정부의 주도적인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주변 국가들과 ‘비핵화’, ‘평화협정’에 대한 개념을 우선 정립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북한의 남북, 북미 정상회담은 김정은 노동위원장의 비핵화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오는 27일 열릴 남북정상회담은 남북간 군사대결시대를 종식할 수 있는 실질적인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며 “‘비핵화’는 ‘핵 없는 북한’을 전제하며 ‘평화협정’은 남북, 북미 간 협정이 아니라 남북미중 4자 간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시킨다’는 의미가 전제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전 장관은 “남북정상회담을 적극 활용해 북미 대타결 이후 한반도평화체제 구축과 북방경제 활성화에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획기적인 군사적 긴장완화를 위한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언급했다.
윌리엄 페리, 이종석 전 장관 강연 후에는 특별대담이 이어졌다. 고유환 동국대학교 북한학과 교수가 사회를 맡았고, 정동영 민주평화당 국회의원(전 통일부 장관)이 특별게스트로 참여했다 이들은 특별대담에서 한국의 역할과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역할에 대해 강조했다.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제7회 서울이코노믹포럼'에서 대담을 하고 있다. /이형석 기자 leehs@ |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은 우선 지난 30년간 남북관계 일을 하면서 북한과 김일성 전 주석에 대해 소회를 밝혔다. 그는 “김정일은 미국을 믿지 않는다.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공약이 뒤집혀 약속을 안 지킨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미국은 북한에게 두려운 존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미국과 관계 정상화하지 않으면 살 수 없다. 북한의 최우선 목표는 미국과의 관계 개선, 정상화”라고 말했다.
임 전 장관은 이어 “페리 전 장관 주장처럼 신뢰가 수반된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검증 문제는 중요하다”며 “미국 역시 북한이 비핵화에 합의한다고 하면 북한과 관계 정상화 등 적대관계가 해소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페리 전 미국 국방장관은 북한이 미사일 발사 이후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포한 상황으로 이번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마지막 기회로 봤다.
그는 “과거 페리프로세스를 만드는 과정에서 북한이 핵 동결을 하고 많은 이득을 얻었다”며 “포괄적 접근을 하되 단계별로 수순을 밟아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어 “안보와 경제가 아닌 안보와 안보를 교환하는 방식이 돼야한다”며 “우선 북한 미사일 개발을 막고, 다음으로 핵미사일 개발 계획을 무산시켜야 한다. 마지막으로 한반도 평화체제와 북미 관계 개선을 이끄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은 “이번 북미 정상회담, 남북정상회담은 개인적으로 1989년 12월 지중해에 몰타 섬에서 열렸던 미소 정상회담과 같은 기회라고 본다”며 “시니어 부시와 고르바초프가 미소 정상회담을 통해 동서 냉전을 끝냈는데 이번 4월 남북, 5월 북미에서 한반도 70년 냉전 세월이 유턴하는 역사적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정 전 장관은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이 남북은 더 이상 적이 아니라고 선언할 수 있어야 한다”며 “미소 정상회담의 몰타처럼 한반도 냉전 해체라는 결정적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최주은 기자 (jun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