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럽 항공업계의 중동 지역 노선에 비행 주의보가 내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리아 공습을 언급한 데 따라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자 시리아를 중심으로 위험 지역을 포함하는 노선에 경고가 발령된 것.
한 시리아 정부군이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동(東)구타 조바르의 파괴된 건물 근처에서 경비를 서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뉴스핌> |
11일(현지시각) CNBC를 포함한 주요 외신에 따르면 유럽 지역의 항공 관제를 담당하는 민간 항공 기구인 유로컨트롤이 유럽 지역의 각 항공사에 시리아와 인근 지역의 미사일 공습 위험을 경고했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크게 고조된 만큼 실제 미사일 공습이 발생할 가능성을 충분히 감안해 노선 운영에 적극적으로 적용해야 한다는 얘기다.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에 시리아에 미사일 폭격을 강행할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시리아의 화학 무기 사용에 대해 강경하게 응징할 것이라고 언급한 그는 페루와 남아공을 포함해 해외 순방 일정을 취소하고 공격적인 행보를 취하고 있다.
이날 유로컨트롤은 유럽 지역 항공 업계에 앞으로 72시간 이내에 시리아에 미사일 공습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로컨트롤은 이날 성명을 통해 “시리아의 미사일 공습이 발생해 항공기 운행에 동원되는 무선 통신 장비에 교란이 발생할 수 있다”며 “해당 지역을 비행하는 노선은 이 같은 잠재 위험을 비행 계획에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로컨트롤은 특정 국가를 위협 요인으로 지목하지 않았지만 미국과 동맹국인 영국, 프랑스 등이 시리아 화학 무기를 사용한 이들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언성을 높인 데 따른 조치라는 것이 외신들의 판단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강경한 자세를 취한 한편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도 화학 무기 사용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국제 사회가 시리아 사태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엠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역시 군사 대응이 강행된다면 러시아나 이란 등 동맹국이 아니라 화학 무기를 사용한 시리아가 대상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시리아 군사 지도부의 지원 세력인 러시아는 화학 무기 사용을 입증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