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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달러, 13년 만에 당국 매수 개입…"유동성이 넘쳐난다" (종합)

기사등록 : 2018-04-13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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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그제 위협…풍부한 유동성 때문
외환보유액 역대 최대…차츰 진정 예상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홍콩 금융 당국이 새 환율 페그제를 도입한 지난 2005년 이래 처음으로 홍콩 달러 매수 개입에 나섰다. 미 달러 대비 홍콩 달러 가치가 33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환율 변동 범위 상단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블룸버그·로이터통신·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홍콩 중앙은행 격인 홍콩금융관리국(HKMA)은 전날 오전 매입한 8억1600만홍콩달러를 포함해, 총 32억5800억홍콩달러를 외환 시장서 매입했다.

이날 오전 달러/홍콩달러 환율은 7.85홍콩달러를 기록하면서 환율 변동 범위(7.75~7.85달러) 상단까지 올라선 뒤 13일 오전 11시 27분 현재 7.8498부근에서 거래되고 있다.

달러/홍콩달러 환율 추이 1년 추이 [자료=블룸버그통신]

아직 투기 세력이 페그제 붕괴를 노리고 지속해서 대규모 홍콩달러 매도에 나섰다는 흔적은 없다. 홍콩의 외환보유액은 역대 최대여서 전문가들은 이번 움직임을 심각하게 보지 않는 분위기다.

다만 HKMA의 홍콩달러 매수 개입은 시중 유동성을 고갈시켜 차입 비용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홍콩 증시와 주택 가격을 사상 최고로 끌어올린 초저금리 시대가 마침내 막을 내리는 신호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싱가포르 소재 코메르츠방크의 저우 하오 이코노미스트는 "향후 며칠간 HKMA의 개입을 더 보게 될 것"이라며 "홍콩 달러에 대한 시장 기대는 시중에 홍콩 달러가 풍부해 여전히 약세 쪽으로 기울어져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외환보유액 역대 최대…차츰 진정 예상

지난 1년 동안 미 달러 대비 홍콩달러 가치는 약세를 이어왔다. HKMA가 미국을 따라 금리를 인상했지만 워낙 유동성이 풍부했던 까닭이다. 중국 은행권을 통해 흘러 오는 초과 유동성이 한 몫했다. 스위스쿼트뱅크의 피터 로젠스트라이크 시장 전략 책임자는 "홍콩은 넘쳐나는 유동성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며 "대규모 자본 유입이 있으며 홍콩달러에 대한 수요가 약하다"고 분석했다.

홍콩이 13년 전 새로운 환율 변동 범위의 페그제를 도입한 이유는 당시 위안화 강세에 베팅한 해외 자금이 자국에 들어오는 것을 억제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중국과 홍콩의 꾸준한 경제 성장과 페그제 운용에 대한 기대로 자금이 계속 유입됐고, 이는 미국의 지속적인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시중에 유동성을 넘쳐나게 만들었다.

기록적인 약세로 35년간 이어온 페그제가 붕괴될 수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차츰 진정될 것으로 전망한다. HKMA의 노만 찬 최고경영자(CEO)는 홍콩달러 매입 운용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UOB의 전략가들은 "사상 최대 규모의 외환보유액과 강력한 재정흑자, 안정적인 경상흑자 덕분에 HKMA가 페그제를 방어하기에 좋은 위치에 있다고 본다"며 "HKMA가 점진적이고 통제된 방식으로 금리 상승을 유도할 수 있는 한, 국내 시장에는 최소한의 혼란만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홍콩 달러화가 33년 최저치로 떨어졌다. 12일(현지시간) 홍콩달러는 미 달러 대비 7.85달러까지 하락했다. [사진=뉴스핌 로이터]

 

bernard020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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