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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 사태] 납작 엎드린 여의도...때아닌 삼성증권發 한파

기사등록 : 2018-04-13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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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전 증권업계 정조준에 '소나기 피하자'
증권사 관련 이슈 리포트도 '잠잠한 편'

[서울=뉴스핌] 김승현 이광수 기자 = “삼성증권이요? 너무 민감한 사안이다 보니 뭐라 말씀드리기 어렵네요. 양해바랍니다.” “잘 아시다시피 요즘 분위기가 그렇잖아요. 금융당국은 바짝 날을 세우고 있고, 그런 상황에서 증권사 입장이 조심스럽습니다.”

삼성증권의 112조원대 초대형 금융사고 이후 여의도에 때 아닌 한파가 밀려든다. 금융당국이 삼성증권의 내부 통제 시스템 미비와 일부 직원의 도덕적 해이를 문제 삼았지만 관련업계는 이 같은 이슈가 단지 삼성만의 문제는 아닐 것으로 보고 있다.

여의도 증권가 / 이형석 기자 leehs@

여의도 증권가에선 대부분 임직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삼성증권에 대해 얘기하면서도 다른 곳에서 들을까 조심해하는 분위기다. 또한 기자들의 삼성증권 관련 질문에 곤혹스러워하며 실명, 익명을 망라해 언급 자체를 꺼린다.    

투자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증권사 리포트 역시 ‘깜깜이’다. 외국계 신용평가사 무디스 등이 이번 이슈를 분석하며 삼성증권의 신용도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진단을 내놓은 것과 달리 국내 증권사에선 아직 조사중인 사안이라며 리포트를 거의 내지 않고 있다.

물론 금융당국은 삼성증권 사태의 원인을 개인의 문제가 아닌 증권사 내부통제 및 관리시스템 미비로 규정하고, 이 같은 문제가 전 증권사에서 일어날 수 있는 문제로 바라보고 있다.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은 13일 자산운용사 CEO들을 불러 모은 자리에서 "최근 삼성증권 사태로 자본시장에 대한 국민 신뢰가 실추됐다”며 “전 업계는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 내부 통제 시스템 구축 점검을 강화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앞서 지난 10일 증권사 사장들을 소집한 자리에서도 “삼성증권과 같은 문제는 개인의 문제가 아닌 시스템상의 문제”라며 “모든 증권사들도 잠재적인 내부통제 리스크를 안고 있다”고 역설했다.

이 같은 증권업계에 대한 금융당국 ‘정조준’에 여의도는 일단 ‘소나기부터 피하자’는 분위기. 일부 증권사는 서둘러 우리 시스템은 삼성증권과 다르다고 해명하기도 한다. 일부 유관기관도 우리와는 무관한 사안이라며 선을 긋고 나섰다. 업계 임직원들 역시 삼성증권에 대한 질문에 곤혹스러워하며 쉽게 말을 꺼내지 않는 분위기다.    

여의도 증권가 / 이형석 기자 leehs@

◆ 삼성증권 사태 이후 애널리스트 보고서 ‘2개뿐’

커버리지 종목 관련 이슈 때마다 일제히 약속이이라도 한 듯 보고서를 내놓던 증권사 리서치센터도 이번에는 눈치를 본다. 아직 조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 주가 산정이 어렵다고 한다. 종목관련 이슈 발생시 'NR(not rated)' 보고서를 발간했던 과거와는 대조적이다.  

현재까지 관련 리포트를 낸 증권사는 케이프투자증권과 메리츠종금증권 뿐이다. 이들 보고서도 언론 보도 내용을 정리한 수준에 그친다. 메리츠종금증권의 경우 단기 이슈에 그칠 것이라며 매수(buy)의견을 내기도 했다. 이처럼 리서치센터의 분석 보고서가 부재한 사이 삼성증권의 주가는 사건 발생 전 거래일 대비 10%가량 떨어졌다.

리서치센터 한 관계자는 “보고서를 쓸 만큼 애널리스트들이 사안에 대해 파악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현재 조사 중인 사안이고, 외국 기업의 경우 팩트만 전달하는 리포트들이 나왔겠지만 현재 언론 보도 이상의 내용이 없어 발간하지 않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평소 여타 기업의 경우 조사 결과나 새로운 사안이 있을때마다 NR 보고서나 코멘트를 짧게 내는 경우가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해명을 온전히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금 상황에서 삼성증권 분석 보고서를 내는 게 리서치센터 차원에서 얻을 것보다 잃을 것이 더 많기 때문이라는 게 리서치센터 외부 관계자의 분석이다.  

이와 달리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 12일 보고서를 통해 삼성증권의 배당사고에 대해 비교적 자세히 분석하며 신용도에 부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옥태종 무디스 연구원은 “이 사건은 삼성증권의 취약한 내부 통제를 드러냈으며, 사람의 실수와 부적절한 점검뿐 아니라 시스템 허점이 이유였다"며 ”금융당국은 삼성증권에게 기관경고와 과징금을 부여할 것으로 예상하며, 이로 인해 연기금 투자자들이 삼성증권을 통한 거래를 중단하면 거래수익에 직접적으로 부정적 영향이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kim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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