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한기진 조세훈 기자 = GM(제너럴모터스) 본사가 한국GM의 오는 20일 부도신청 ‘작업’에 들어갔다. 댄 암만 GM 총괄사장이 데드라인을 다시 한번 확인했고, 희망퇴직금을 위한 대출도 갑작스레 철회했다. ‘셀프 부도’라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는 노조를 압박하고 우리정부와 산업은행과의 협상에 우위를 차지하려는 모양새다.
12일(현지시간) 댄 암만 사장은 로이터통신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우리가 선호하는 길은 성공적인 결과를 찾는 것”이라면서도 "모두가 다음 금요일(20일)에 (협상)테이블에 와야 한다(But everybody has got to come to the table by next Friday)”고 강조했다.
배리 엥글 GM 본사 해외영업부문(GMI) 사장이 20일을 데드라인으로 통보한 바 있지만, 댄 암만 사장이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댄 암만 사장이 부도시한을 재확인한 것과 동시에 GM은 산은에 퇴직금 지급에 필요한 5000억원 중 산은의 GM 보유 지분(17%)에 해당하는 약 800억원 가량의 브리지론(단기대출) 지원 요청을 철회했다. 오는 27일 희망퇴직자 2600명에게 줄 명예퇴직금 목적의 대출이었다.
산은도 GM 측의 한국지엠 실사 협조가 충분하다는 조건으로 4월 말까지 지원이 필요하면 부평공장을 담보로 브리지론을 제공할 계획이었다. 산은 관계자는 "브리지론 철회는 맞다"면서도 "협상에 특별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확대해석에 선을 그었지만, GM측의 갑작스러운 태도 변화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왼쪽)과 카허 카젬(Kaher Kazem) 한국GM 대표가 부평공장에서 현안을 논의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산업부> |
이를 놓고 GM이 한국GM의 자금상황을 부도직전으로 몰고 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6일 성과급은 지급하지 못했고 10일 생산직 임금은 겨우 막았다. 25일에는 사무직 임금, 27일 희망퇴직 위로금을 순차적으로 지급해야 한다. 또한 차입금 1조7100억원 만기가 20일 돌아온다.
그러나 노조의 생각은 사측과 다르다. 만기되는 차입금은 GM미국 본사가 출자 전환하겠다고 밝힌 27억 달러에 포함된 것으로, 자기 돈을 회수해간다면 ‘셀프 부도’라고 지적한다. 한국GM 이사회도 1조7000억원 전액에 대한 만기연장으로 본사에 요청키로 한바 있다. 다만 사측은 임단협 타결이 GM본사가 만기연장의 전제이기 때문에 차입금 회수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GM의 이런 행보는 노조를 압박해 2018년 임단협을 조기에 타결시키려는 목적이 크다. 지난 12일 8차 교섭이 개최될 예정이었지만, 사측의 교섭장내 CCTV(폐쇄회로) 설치 요구를 놓고 노조가 반발해 회의를 시작하지도 못했다. 노조는 “음성까지 녹음하는 노사 각각의 영상장비를 설치하자고 했는데 사측이 거부한 것은 교섭을 거부하려는 것”이라며 반발한다. 사측과의 차후 교섭이 없으면 단체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파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한국GM에 대한 자금지원을 논의중인 산업은행과 기싸움도 벌이고 있다. 산은은 ‘선실사 후지원’ 원칙을 내세우고 있지만 GM은 한국GM의 핵심 자료 제출에 미온적이다. 브릿지론 철회로 산은 실사에 팬팽한 힘 겨루기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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