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조세훈 기자] 산업은행이 금호타이어와 STX조선해양 구조조정 문제의 매듭을 풀었다. 이제 한국GM이 남았다. 산은은 회계법인 실사 중간보고서 제출을 오는 20일경으로 앞당겨 자금 지원 근거를 마련할 계획이다. 협력업체의 도산 우려와 노사 갈등 등을 최소화하겠다는 복안이다.
한국GM 부품협력업체 비상대책위원회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앞에서 열린 결의대회에서 "대승적 협상종결", "선지원 후실사", "조속한 신차투입"을 외치고 있다. /이형석 기자 leehs@ |
산은은 지난달 14일 한국GM에 대한 경영 실사를 시작했다. 이에 대해 산은 관계자는 11일 "현재 실사 자료는 산은이 요구한 수준의 85%가량 확보했다"며 "GM측과 조율해 최종보고서라기 보다는 의사결정할 수 있는 정도의 중간 보고서를 오는 20일까지 내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선실사 후지원'을 고수해온 산은은 실사 결과를 토대로 GM 본사와 자금 지원 협상을 조속히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는 한국 GM측이 이달에만 당장 차입금을 빼고도 약 1조원이 필요하면서 '4월 부도설'이 나오는 등 경영상 어려움을 감안한 조치로 풀이된다.
지난달 27일 배리 엥글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회사 부도 등을 막으려면 정부가 요청한 4월20일까지 자구안을 마련해 산업은행에 제출해야 한다"고 데드라인 시점을 정하기도 했다.
산은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지원안에 대해 4월 말 쯤 답을 내리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현재 미국·한국 GM측과 꾸준히 의사소통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원 방식은 GM 본사가 차입금 약 3조원을 출자전환하고, 산업은행이 5000억원을 투입하는 안이 유력하다.
산은은 경영 견제 장치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주주총회 특별결의사항에 대해 15% 이상 지분율로 거부권을 행사하는 권리를 넣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다만 산은이 한국GM 지분 17%를 보유한 2대 주주인만큼 '거부권'을 얻어내기는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산은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거부권을 받아내기가 쉽지만은 않은 게 사실"이라며 "견제장치 등은 투자의사가 확정된 후에 논의할 문제"라고 말을 아꼈다.
'구조조정 원칙론'으로 금호타이어, STX조선해양 문제를 주도적으로 풀어온 산은이지만, 한국 GM 경영정상화 해법은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이전 두 회사는 산업은행이 주채권단이어서 신속하고 단호한 조치를 취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한국 GM의 향방은 GM 본사가 쥐고 있어 복합방정식에 해당한다. 산은 관계자는 "지금 미국 GM본사에서 철수겠다고 하면 취할 수 있는 조치는 없다"고 토로했다.
산은 관계자는 "미국 GM 아시아 담당 배리 앵글 사장이 이동걸 회장과 만나며 조율하고 있고 정부도 노력하고 있다"며 "구체적 해결 방도를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조세훈 기자 (ask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