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심각한 인력난을 겪고 있는 일본 기업들이 인력 확보를 위해 임금 올리기에 나서고 있다. 특히 종래의 대형 제조업 주도에서 벗어나 만성적인 일손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운수나 소매 업종들이 임금 인상에 앞장서고 있는 모습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5일 집계한 2018년 임금동향조사(1차 집계, 4월 3일 시점)에 따르면, 일본 주요 기업들의 평균 임금 인상률은 2.41%를 기록하며 지난 1998년 이후 20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임금 개선에 해당하는 베이스업(기본급 인상)을 포함한 평균 임금 인상률은 기업실적 회복에 따라 2017년에 비해 0.35%포인트 상승하며 3년 만에 오름세를 보였다. 베이스업을 실시한 기업 비율도 84.5%로 지난 10년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임금 인상액도 7527(약 7만5000원)으로 20년 만에 7500엔을 상회했다.
◆ 제조업 주도는 ‘옛말’...운수·소매 등 비제조업이 견인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는 비제조업의 임금 인상률은 2.79%에 달하며 지난 97년 이후 2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제조업의 임금 인상률 2.27%를 0.52%포인트 상회했다. 일본에서 비제조업의 임금 인상률이 제조업을 넘어선 것은 21년만의 일이다.
운수나 외식, 소매, 기타서비스 업종의 평균 임금은 30만엔에 못 미쳐 전체 임금 평균인 31만 3667엔을 밑돌고 있다. 이러한 급여 수준으로는 인력을 확보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높아지면서, 일본 최대 운수업체인 야마토운수는 올 봄 노사 임금교섭에서 노조 측의 요구(1만1000엔 인상)를 100% 수용했다. 야마토의 인상률은 3.64%로 전체 기업별 순위에서도 7위에 올랐다.
야마토를 필두로 한 운수 업종의 평균 임금 인상률은 3.39%에 달했다. 인상 폭에서 전체 업종 중 최고를 기록했으며, 전체 업종 중 유일하게 인상액이 1만엔을 넘어섰다. 인터넷 쇼핑의 보급으로 화물 운송량이 급증하면서 인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서비스 유지가 어려울 것이란 위기감이 커진 것이 배경으로 풀이된다.
후쿠야마(福山)통운도 3.81%의 임금 인상률을 기록하며 전체 순위 5위에 올랐다. 백화점·슈퍼 등 소매 업종의 평균 임금 인상률도 2.53%를 기록하며 전체 평균 2.41%에 비해 1.2%포인트 높은 수준을 보였다.
글로벌 경쟁 속에서 보다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신입은 물론 60세 이상 재고용 시니어들에게도 임금 인상 혜택이 돌아가고 있다. 샤프는 대졸 초임을 노조 요구를 상회하는 5000엔 인상으로 결정했으며, 후지필름도 5% 인상, 유명 생활용품 업체 라이온도 9년 만에 대졸 초임을 6% 올렸다.
한편, JR서일본과 산업기계 업체 구보타는 중장년 시니어 인력 활용을 위해 60세 이상의 재고용자도 임금 인상 대상에 포함시켰다. 혼다는 지난해 정년을 연장해 시니어 직원들의 급여 수준을 인상했다.
심각한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는 일본 기업들이 임금 인상을 통해 인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일본 도쿄 시내에서 열린 IT 개발자를 위한 이직 설명회 모습. [사진=지지통신 뉴스핌] |
◆ 연간 일시금도 3.69% 증가한 176만엔...토요타 1위, 소니 2위
연간 일시금도 지난해에 비해 3.69% 증가한 176만3264엔으로 2년 만에 플러스로 돌아섰다. 제조업이 3.56% 증가했고, 비제조업도 4.05% 증가했다. 특히 전체 순위에서 토요타가 1위, 소니가 2위를 차지하는 등 제조업에서 실적 호조를 배경으로 사원들에게 돈 보따리를 푸는 기업들이 눈에 띄었다.
연간 일시금 지급액 순위에는 자동차 업체들이 주로 이름을 올렸다. 2년 만에 수위 자리를 탈환한 토요타는 5.65% 증가한 243만엔(약 2400만원)을 일시금으로 지급했다. 소니에 이어 3위에 오른 혼다는 5.51% 증가한 235만5000엔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일시금 지급액 순위에서 10위에 그쳤던 소니는 17.5% 증가한 238만엔을 기록하며 단숨에 2위로 뛰어올랐다. 소니는 2018회계연도(2017년 4월~2018년 3월)에서 20년 만에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비제조업에서는 일본통운이 8.25% 증가한 118만엔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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