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4세대 통신 LTE 기밀정보 공개 압박에 이동통신사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기업 기밀에 대한 과도한 침해이자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미래 투자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시민단체들이 통신비 인하를 위한 추가 압박을 예고하고 나서 양자간 갈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본부장 조형수)는 19일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이통3사의 LTE 및 데이터전용요금제 산정근거를 공개할 것을 촉구했다.
조형수 변호사는 “지난 12일 대법원이 참여연대가 2011년 제기한 이동통신요금 정보공개거부처분 취소소송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확정한 건 이통시장이 사기업에 의해 운영되고 있지만 공공 서비스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국민의 알권리를 폭넓게 인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법원 판결 취지에 따라 이번에 공개가 결정된 2G·3G 원가정보 외에도 LTE요금제 및 데이터전용요금제와 관련된 정보도 추가로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이동통신 세대(기술)별 가입자 비중은 2G 3.7%, 3G 16.3%, LTE(4G) 80% 수준이다. 이에 참여연대는 가입자 대부분이 사용중인 LTE 관련 정보도 확보해 통신비 인하를 위한 근거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참여연대는 19일 기자 간담회를 열고 이통3사의 LTE 및 데이터전용요금제 산정근거를 공개할 것을 촉구했다. <사진=정광연 기자> |
이런 움직임에 이통사들은 공식적인 대응은 자제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불만이 팽배하다. 영업비밀과 요금 산정 등 기업 고유 권한에 침해 정도가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미국과 일본, 중국 등 통신강국 중 단 한곳도 통신 서비스 원가를 공개한 나라가 없고 원가를 기준으로 서비스 가격의 합리성을 판단하는 건 각종 투자비용과 기회비용, 유지보수 인건비 등을 무시한 접근이라는 주장이다.
원가보상률도 여전히 논란거리다. 원가보상률은 서비스 매출(수익)을 비용(원가)으로 나눈 값으로 보통 그 값이 100을 넘을 경우 수익이 비용보다 크다고 판단, 요금 인하 여력이 있다는 의미로 해석한다.
하지만 이통사들은 이통사업의 경우 막대한 투자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단순한 원가보상률로 가격 인하 여력을 판단하는 건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이통사 수익 상당부분이 서비스 개선과 신사업 투자에 활용되고 있다는 점을 너무 무시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통사 관계자는 “지난해 이통사 전체 영업이익이 3조7000억원이다. 일각에서 이를 근거로 기업들이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정작 이통사가 작년에만 연구개발 9000억원을 투자했고 설비투자에 5조원을 넘는 금액을 쏟아 부었다는 점은 무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통사 수익의 대부분은 5G나 사물인터넷, 인공지능(AI) 등 차세대 기술 및 서비스 개발을 위해 쓰이고 있다. 당장 5G 상용화를 위해 필요한 주파수 경매에만도 3조원 이상이 필요하다. 이런 구체적인 부분들은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통신비 인하만 압박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반발했다.
참여연대가 LTE 관련 정보 공개를 요구함에 따라 통신비 인하를 둘러싼 갈등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특히 참여연대는 오는 27일로 예정된 규제개혁위원회에서 기본료 폐지와 보편요금제 도입을 위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입법을 촉구해 추가적인 통신비 인하를 유도한다는 입장이다.
안진걸 참여연대 시민위원장은 “2·3G 원가정보는 아직 과기정통부로부터 받지 못했다. 자료 확보 후 국민들에게 공개할 것”이라며 “이동통신은 공공재 성격이 강한 민생 서비스다. 이통사가 사기업이기는 하지만 공공 서비스로 막대한 이익을 가져가는 건 문제가 있다. 향후 다양한 활동을 통해 가계 통신비를 합리적 수준까지 내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