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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전? 증시 관전법-上]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될까

기사등록 : 2018-04-19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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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리스크 완화 따른 원화강세, 수출주 부담이나 증시'호재'…CDS프리미엄 선반영, 추가적 코리아디스카운트 해소는 불확실

[서울=뉴스핌] 우수연 김승현 이광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남북 '종전' 발언으로 다가오는 남북,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이 증폭되고 있다. 국내 증시 역시 대북리스크 완화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 다만 추가적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될 수 있을지는 아직 이르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과의 정상회담 모두 발언에서 "남북한은 종전 문제를 논의하고 있으며, 이를 축복한다"고 언급했다. 우리 정부도 이 같은 내용을 확인했으며,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지명자도 북한에 다녀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해빙모드가 한층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미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위치한 자신의 개인 별장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열린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미일 정상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종전협상 언급에도 무덤덤한 증시, 왜?

하지만 국내 증시는 생각보단 무덤덤한 모습이다. 트럼프가 '축복' 발언을 했던 지난 18일 코스피는 전일대비 1.07% 올랐고, 다음날인 19일도 0.3% 상승에 그치며 차분하다.

국내 시장참가자들은 북미회담 기대감 고조, 북한 리스크 완화는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겠지만, 일단 회담의 세부적인 사항을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일부 남북 경협주 종목들이 시장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지만 전체 지수를 이끌기엔 부족하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앞으로 (회담이)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기 때문에 시장이 미온적"이라며 "자본시장은 회담 결렬 등 불확실성에 대해서도 배제하지 않고 살펴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외국인이 오랜만에 매수세로 돌아섰다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대부분이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시가총액 순위가 높은 대표기업들 위주로 전반적인 대응을 할 뿐, 남북 경제협력을 통한 한국 GDP 성장률 제고까지 염두에 둔 매수는 아닌 것 같다"고 덧붙였다.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전쟁 가능성이 완화된 건 분명한 증시호재지만 문제는 프라이싱을 하기 어렵다는 점"이라며 "과거에도 남북정상회담 이후 주가는 크게 떨어졌는데 당시는 경기불황탓이었다"고 했다. 이어 "남북 긴장 완화가 장기 호재인 것은 맞지만 당장주가의 밸류에이션을 얼마나 높일지 알 수 없다"며 "정상회담으로 주가가 오르긴 했지만 경기불황 국면을 뒤집을만한 호재는 아니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 남북 긴장 완화 따른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선반영'

아울러 전문가들은 남북 긴장 완화에 따른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는 이미 지난 가을 이후 지속적으로 반영됐다고 봤다. 일단 환율 시장에서 원화 강세도 줄곧 이어지고 있으며, 국가 부도위험을 알려주는 지표인 CDS프리미엄도 꾸준히 낮아져왔다.

북한 리스크가 해소되는 방향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어려운 과제이며, 향후 시장의 반응은 이번 남북·북미회담에서 얼마나 추가적인 호재를 확인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는 것.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북한 리스크가 해소되면 환율은 하락하고 주가는 올라가는 장기적인 방향은 명확하다"면서도 "지난 여름 높아졌던 북한 리스크가 서서히 해소되면서 환율시장과 채권, 주식시장에도 이미 어느정도 반영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회담 이후 북한리스크가 해소된다고해도 시장에 남아있는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어느정도 인지 정확히 측정하기가 쉽지 않다"며 "CDS프리미엄만 보면 국가신용등급대비 추가 하락의 여지는 있지만 크다고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의 CDS프리미엄(5년물)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설전을 벌였던 지난 가을 무렵에는 75bp 수준까지 급등했다. 올해들어 남북 화해무드가 조성되자 최근에는 45bp 수준까지 내려왔다.

한국 CDS프리미엄 5년물 <자료=NH선물 리서치센터, 블룸버그>

◆ 北리스크 완화, 원화 강세…수출주 부담이나 국내 증시엔 '호재'

한편, 전문가들은 이번 정상회담 이후 북한리스크 완화로 달러/원 환율은 계속적인 하락세를 보일 것이란 의견에 동의했다. 원화 강세는 자칫하면 국내 수출주에 부담을 줄 수 있지만, 지속적인 원화강세는 외국인의 투자 심리를 자극하며 강력한 투자 유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환율은 외국인들의 투자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때문에 국내 증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중요한 지표다. 이미 투자했던 외국인들은 주가 상승, 원화가 강세로 가면 양방향에서 이익을 보지만 지나치게 원화가 강세가 되면 환율에 대한 부담으로 외국인들이 신규 투자를 꺼리게될 수도 있다.

강대권 유경PSG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원화 강세가 정점을 찍고 약세 전환이 예상될 경우 외국인들의 투자가 제한될 수 있으나, 꾸준한 원화 강세를 예상하면 외국인 입장에서도 추가 수익을 노리고 들어올 수 있다"며 "현재의 저환율은 해외자금 유입에 따른 결과이기에 외국인 자금 측면에서도 원화 강세는 긍정적"디가고 말했다.

이어 "원화 강세가 수출기업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과거에도 원화가 강세됐을 때 증시가 나빴던 적은 거의 없다"며 "수출 기업 실적엔 부담이더라도 실적에 반영되는 멀티플은 올릴 수 있기에 결국 증시에는 긍정적"이라고 강조했다.

앞선 이창선 수석연구위원도 "북한 리스크가 확실하게 완화되는 방향으로 간다면 미국의 약달러 정책, 한국에 대한 환율 압박 등의 요인이 겹쳐 일단 달러/원 환율 1000원대 초반까지 염두에 둬야할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1000원선 붕괴는 쉽지 않겠지만 중장기적으론 1000원대 밑으로도 가능성을 열어둬야한다"고 말했다.

 

yes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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