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규희 기자 = 박근혜 정부의 불법 ‘총선개입’에 실무를 맡은 전직 정무수석실 관료가 역대 정권에서 청와대의 총선 개입은 관행처럼 진행된 것이라고 증언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해 3월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지검에서 대기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1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성창호 부장판사) 심리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공판이 열린 가운데 박근혜 정부 청와대 정무수석실에서 근무한 신동철 전 정무비서관이 증인으로 나와 이같이 밝혔다.
박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이 “정무수석실에서 오랜 회의를 거쳐 지역별 경선 및 선거 전략, 새누리당 공천 관련 문건을 만들었는데, 행정관들 중 이의를 제기한 사람은 없었나”고 묻자 신 전 비서관은 “전례가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신 전 비서관은 이어 변호인의 “역대 정권에서 계속 해왔느냐”는 질문에 “변호사님 말처럼 왜 했겠느냐”며 “잘못된 건 안 하는 게 맞지만 기본적으로 정치권에서는 걸리지 않으면 합법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신 전 비서관은 이날 박근혜 정부의 공천 개입 의도가 친박 세력의 당내 주도권 장악에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역대 정부에서 당내 공천에 관여하지만 대부분 주류(대통령 계열)가 당을 장악하고 있었지만 박근혜 정부에서는 비주류가 당을 장악하고 있었다”며 “공천 첫 단계부터 친박이 다수여야겠다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신 전 비서관은 당시 현장에서 총선 패배의 움직임을 감지했으나 박 전 대통령의 심기를 거스를 수 없어 부정적인 보고를 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신 전 비서관은 “당시 새누리당 입장은 대구에서의 새누리당 공천은 곧 당선을 의미하고 총선에서 당연히 이길 것이라고 생각했다”면서 “하지만 세월호 사건 이후 새누리당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았고 경선 과정에서 소위 친박·비박 갈등이 심해져 거부감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정적 여론의 이유가 대통령 때문이라고 말할 수 없었다”며 “(역설적으로) 총선 여론조사에서는 괜찮게 나와 굳이 나쁘다고 할 필요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은 첫 번째 재판에 이어 출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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