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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언론 "미·일, 친분 과시에도 드러난 '엇갈림'"

기사등록 : 2018-04-20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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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언론 "아베 총리, 트럼프에 칭찬 쏟아냈지만 무역서 의견 차"

[서울=뉴스핌] 김은빈기자 = 일본 언론들은 전날 미국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에 대해 "양국이 밀월관계를 과시했지만, 미묘한 의견 차이가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지난 17일(현지시각) 미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라라고' 별장에 도착해, 이틀 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주요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아베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은 서로의 퍼스트 네임을 부르는 등 개인적 친분을 과시했다. 하지만 아베 총리는 5월이나 6월 초순으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에서 납치 문제를 거론하겠다는 '약속' 외에는 사실 상 빈손으로 귀국길에 올라야 했다. 

특히 통상 문제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일 무역적자를 축소해 균등을 달성하고 싶다"고 일본을 압박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18일(현지시각) 미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별장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좌)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우)이 정상회담을 가졌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칭찬 쏟아낸 아베…"불협화음 덮으려는 의도"

아사히신문은 20일 지면을 통해 "아베 총리가 공동 기자회견에서 수많은 수식어를 사용해 트럼프 대통령을 칭찬했다"고 전했다.

아베 총리는 18일(현지시각) 회견에서 "지난해 2월 미일 정상회담에서 내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결코 용인할 수 없다'고 말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곧바로 '미국은 일본과 100% 함께 있다'고 했다"며 "단 한마디로 미일 동맹의 강고함을 드러낸 위대한 리더십에 다시금 경의를 표한다"고 했다.

이어 아베 총리는 "지난 1년 간 북한을 둘러싼 정세는 트럼프 대통령의 큰 결단으로 인해, 사상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이라는 역사적인 전환점을 맞이했다"고 찬사를 이어갔다. 

하지만 신문은 "아베 총리의 찬사는 통상문제에서 명확하게 드러난 미일 간의 의견차이를 덮으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아베 총리가 기자회견에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미일 양국에 있어서 최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TPP에 돌아가고 싶지 않다"며 "우리가 거부할 수 없을 정도로 좋은 조건을 제시해주지 않는 한 TPP에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며 잘라 말했다. 

새로 개시하기로 한 양국 간의 무역관련 협의에 대해서도 양국의 의견 차는 뚜렷하다. 보수성향의 산케이신문도 "아베 총리는 협의를 통해 미국을 TPP에 복귀시키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FTA를 맺기 위한 장으로 활용하고 싶어한다"며 "양국이 새 협의를 만드는 데엔 합의했지만, 앙금은 남았다"고 했다.

◆ "트럼프의 본심은 '무역'에 있다"

아베 총리가 이번 회담에서 성과로 자랑하고 있는 것은 '납치 문제'다. 납치문제를 북미정상회담에서 논의해달라는 요청에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의한 납치 피해자 문제는 아베 총리에게 중요한 문제인 만큼 내게도 중요하다"며 "피해자들이 일본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일을 하겠다"라고 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자국의 일을 지나치게 미국에 의존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마이니치신문도 "총리가 모리토모(森友)나 가케(加計)학원 문제로 정권의 구심력을 잃고 있는 가운데, 납치문제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려고 했다"면서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될 경우 납치문제나 핵 문제 모두 단숨에 힘이 빠지게 된다"고 우려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문제와 납치 문제에선 일본의 손을 잡아주면서도, 무역에 대해선 불만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그는 "미국은 대일 무역적자를 축소해 가능하다면 균등을 달성하고 싶다"며 "여기 있는 일본 대표단은 뛰어나고 유능해 대단히 벅찬 상대들이지만 머지않은 장래에 일본과 미국에 있어 좋은 거래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해 일본을 압박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대일 무역적자 삭감 방안으로 고액의 방위품을 구입을 일본에 촉구하려는 모습도 보였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일본이 방위력을 높이려하는 데 미국은 도움을 주고있다"며 "동맹국에 가능한한 빨리 방위품을 전하겠다"고 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방위품 납기를 납축해 일본에 구입 확대를 부추기려는 속셈"이라고 짚었다. 일본의 2018년도 예산은 5조1911억엔으로 6년 연속 증가하고 있다. 신문은 "방위품은 자동차나 농산품에 비해 단가가 높을 뿐만 아니라, 쌍방에 메리트가 있는 상품"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에 대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양보하지 않았다. 아베 총리가 "동맹국인 일본의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은 미국의 안전보장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새로운 무역협정에 일본이 합의한다면 (일본의 제외를) 검토하겠다"고 말하는 데 그쳤다. 

 

kebj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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