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범준 기자 = '미투(#MeToo) 운동' 비하 발언과 제자 성추행 논란에 휩싸인 하일지(본명 임종주·63) 소설가 겸 동덕여자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가 사법 대응에 나섰다.
하 교수는 22일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나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학생과 이에 동조한 동덕여대 총학생회 측 등을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지난 19일 법률대리인을 통해 수사 당국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하일지(본명 임종주) 소설가 겸 동덕여자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 <사진=뉴스핌DB> |
이어 "법치주의와 사법제도가 잘 돼 있는 우리나라에서, 미투라는 이름으로 사법 절차도 없이 오직 여론으로 개인의 인격을 살해해 버린다"면서 "이미 낙인찍혀 (남들이) 내 말을 듣질 않으니 사법적으로 대응할 수 밖에 없고, 이런 인민재판은 옳지 않다는 선례를 남기고 싶다"고 고소 취지를 설명했다.
다만 고소장을 접수한 수사기관이 어디인지 등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법률대리인과 논의 결과 내실있는 사법절차를 위해 언론 노출을 최대한 자제키로 했다"며 말을 아꼈다.
동덕여대 학내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하 교수는 지난달 14일 '소설이란 무엇인가'라는 자신의 강의에서 안희정(53) 전 충남도지사의 성폭행 의혹이 김지은(여·33) 정무비서의 질투심에 의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해진다.
또 김유정의 소설 '동백꽃'을 두고 "처녀가 순진한 총각을 성폭행한 내용이다. 얘(남자 주인공)도 미투 해야겠네"라는 발언 등으로 물의를 빚었다.
일부 학생들은 "하 교수가 성폭력 피해자를 비하했다"며 사과와 파면을 요구하는 한편, 지난 2014년 당시 재학생인 한 제자(여·26)에게 강제로 입을 맞추는 등 성추행을 했다는 폭로성 주장도 하고 나섰다.
그러자 하 교수는 지난달 19일 기자회견을 통해 "미투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무례하고도 비이성적인 공격을 받으며 자존심에 깊은 상처를 입었다. 오늘로서 강단을 떠나 작가의 길로 되돌아 가겠다"고 밝히며 학교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동덕여대 측은 성윤리위원회를 통해 사실 여부를 파악한 뒤 규정에 따라 조치를 하겠다며 현재 하 교수의 사표 수리를 보류 중이다.
이에 대해 하 교수는 이날 "나 때문에 야기되는 학내 혼란을 잠재우고자 내가 (즉각 사직하며) 희생하겠다는 신사적인 행위였다"면서 "(학교 측이) 빨리 (내) 사표를 수리하고 학교가 정상화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16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정문에 하일지 교수를 비난하는 벽보가 붙어있다. <사진=박진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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