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올들어 글로벌 투자자들의 미국 채권 매입 열기가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뜩이나 트럼프 행정부의 재정확대 정책으로 인해 국채 발행 수요가 크게 급증한 가운데 반갑지 않은 소식이라는 지적이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트레이더<사진=AP/뉴시스> |
해외 투자자들의 매수 기반이 흔들릴 경우 장단기 국채 수익률 상승이 더욱 두드러질 수 있어 월가는 긴장하는 표정이다.
30일(현지시각) 미 재무부에 따르면 해외 투자자들의 미국 국채 보유 비중은 43%로 파악됐다. 이는 지난해와 같은 수준이다.
이는 2016년 이후 최저치에 해당한다. 해외 투자자의 비중은 지난 2009년 53.5%에서 장기적으로 하락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최근 들어 뮤추얼 펀드와 해외 투자자 등 ‘간접 입찰자’로 분류되는 이들의 미국 국채 입찰 비중이 2001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는 미국 재정적자가 가파르게 치솟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나온 지표여서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아울러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인상과 함께 대차대조표 축소에 나선 만큼 해외 매수 세력의 공백에 따른 파장이 작지 않을 것이라는 경고다.
대규모 법인세 인하를 포함한 트럼프 행정부의 부양책으로 인해 미국 재정적자는 2020년 1조달러를 넘어선 뒤 상당 기간 천문학적인 규모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4조5000억달러 규모의 대차대조표 축소에 나선 연준이 2조4000억달러까지 이를 떨어뜨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투자 수요 기반이 절실한 상황에 해외 투자자들의 비중 축소는 무역 마찰로 인해 중국이 보유중인 미 국채 매도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과 맞물려 채권시장에 커다란 악재라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상징적 저항선인 3.0%를 뚫고 올랐고, 2년물 역시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갈아치운 상황에 해외 수요 둔화는 시장금리의 추가 상승을 부채질할 것이라는 우려가 번지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이 경계감을 보이는 것은 금리 상승이 중장기적으로 경제 성장에 제동을 걸 수 있기 때문이다.
루미스 세이레스 앤 코의 앙드레 디센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 기반이 없이는 가파르게 늘어나는 재정적자와 성장률이 공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미 재무부의 국채 신규 발행은 물론이고 만기가 도래하는 기존 물량의 차환발행에도 해외 투자 자금은 커다란 버팀목이라는 것이 월가의 얘기다.
하지만 지난 3월 미 재무부의 국채 발행에 해외 투자자들의 참여는 15.78%로 2월 21.09%에서 가파르게 떨어졌다. 또 이는 5년 평균치를 밑도는 수치다.
한편 미국 1~2위 채권국인 중국과 일본의 보유 물량은 총 2조230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