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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인발(發) '주한미군 철수' 논란..靑, 조기 진화 나서

기사등록 : 2018-05-02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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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인 특보 "평화협정시 주한미군 철수" 언급
북미회담 등 향후 일정 많아..'보혁 갈등' 불러
靑, 임 실장 통해 문 특보에 '이례적 경고' 진화
사회적 공방 가열..."운동권 시각"vs"실익 없다"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의 외교안보특보인 문정인 연세대 교수가 해외 언론기고문에서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주한미군 주둔을 정당화하기 어렵다"고 언급한 것과 관련, 사회 각계각층에서 '보혁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문 특보는 지난 4월30일(현지시간) 미국 외교전문지 '포인 어페어즈'에 게재한 기고문 '남북정상회담의 진전과 약속'에서 이같이 주장하며 "주한미군이 감축되거나 철수하는 것에 대해 한국 보수세력이 강력히 반대할 것이고, 문재인 대통령은 커다란 정치적 딜레마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특보는 "평화롭고 핵무기가 없는 한반도는 문 대통령이 오랫동안 추구해온 목표였다"며 "문 대통령은 정권이 바뀌어도 이행될 수 있도록 '판문점 선언'을 국회에서 비준하기를 기대하지만 보수세력이 비준을 차단해 이같은 노력이 교착 상태에 빠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고양=뉴스핌] 노민호 기자 = 남북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지난 26일 오후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 마련된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 ''남북정상회담 논의방향과 북미정상회담에 미칠 영향'을 주제로 3차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왼쪽부터 김소영 로이터 지국장, 문정인 외교안보 특보, 이근 서울대 교수, 존 델루리 연세대 교수. 2018.04.26 noh@newspim.com

지나치게 일찍 점화된 '주한미군 철수' 논쟁 ..
    文 대통령 직접 나서 조기 진화 "주한미군은 평화협정 체결과 아무 상관 없어"

민감한 주한미군 철수 문제 언급 이후 논란이 커지자 청와대는 즉각 차단에 나섰다. 청와대는 2일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주한미군은 한미동맹의 문제로 평화협정 체결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문정인 특보에게 전화를 해 대통령의 이같은 말을 전달한 뒤 "대통령의 입장과 혼선이 빚어지지 않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사실상 섣부른 발언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정치권에서도 불이 붙었다. 장제원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그간 문정인 특보가 논란을 일으킬 때마다 청와대는 '개인적인 의견'이라고 치고 빠졌지만,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리기 전 한·미 연합훈련 축소, 사드 기지 일반환경영향평가 전환 등 '개인적 의견'은 대부분 적중했다"며 "일심동체가 아니라면 돗자리를 깔아도 될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보수 진영의 반발은 앞으로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안보 이슈의 경우 보수-진보간 확연한 시각차가 드러나는데다, 주한미군 철수 문제가 현실화하면 '안보 공백'에 불을 지펴 중장년층의 위기감을 고조시킬 수 있어서다. 

청와대 전경 /김학선 기자 yooksa@

전문가 집단에서 '보혁 갈등' 시작돼..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장 "정권 잡은 운동권들, 과거 시각 그대로"
   채진원 경희대 교수 "시간 흐르면 자연스럽게 정리될 일, 불필요한 갈등"

전문가 집단에서 논란은 확산되고 있다.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장은 "현 정권에서 중심적 역할을 하고 있는 운동권들은 '정부가 나쁜 짓을 다하는데 그것을 도와주는 것은 미국이어서 (자국으로)돌아가야 한다. 오히려 북한이 낫다'는 생각에서 한 발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원장은 "보통 정권을 창출하는 사람과 나라를 운영하는 사람들이 다른데, 이번 정권은 정권을 창출한 사람들이 그대로 나라를 유지하려고 한다"며 "이 때문에 집단적 사고가 일어날 수 밖에 없다. 과거 운동권처럼 정부를 비판하던 생각을 계속하고 있는 표상이 문정인 교수이고, 나머지는 이를 따라가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채진원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비교정치학 교수는 "북한에서도 여러 채널을 통해 서로 체제 인정만 되면 주한미군이 주둔해도 상관없다고 했는데, 굳이 주한미군 철수 이야기를 해서 남한 내 반대쪽을 자극할 필요가 있는가"라고 반문하면서 "평화협정을 맺으면 주한미군의 성격 자체가 바뀌기 때문에 시간이 흘러가면 자연스럽게 정리가 될 문제"라고 지적했다.

채 교수는 이어 "주한미군 주둔은 이후 변화 과정을 지켜보면서 국민들이 합의해야 할 문제"라며 "이같은 합의 없이 하나의 의견을 이야기하는 것은 왜곡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불필요한 갈등이나 실익 없는 논쟁이 된다"고 말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위원장이 지난 27일 '판문점 선언문'에 사인, 교환한 뒤 서로 손을 잡고 활짝 웃고 있다.

홍석훈 통일연구원 연구위원 "북한도 주한미군 빠진다고 달라질 것 없어"

홍석훈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이 기본적으로 주한미군 주둔을 용인하는 입장이었고, 주한미군 주둔에 대한 국내의 여론도 만만치 않다"며 "북한 입장에서도 주한미군이 빠진다고 해서 달라질 것이 별로 없고, 오히려 주한미군이 존재해야 북한도 중국을 견제할 수 있는 힘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홍 연구위원은 "중국을 제외하고 다른 나라는 동북아시아에서 미군이 철수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 논의를 계속 해야겠지만 주한미군 철수는 국내 여론이나 북한 입장에서 봤을 때 가능하지 않다"고 전망했다. 

dedanh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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