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댓글 조작을 벌인 혐의로 구속기소된 ‘드루킹’ 김모 씨에 대한 첫 재판에서 검찰이 증거 분석이 덜 됐다는 이유로 증거 목록을 제출하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민주당원 댓글 조작' 사건의 주범 '드루킹' 김모씨가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8.05.02 yooksa@newspim.com |
서울중앙지법 형사12단독 김대규 판사의 심리로 2일 오전 열린 김씨 등 3명 피고인의 1차 공판에서 검찰 측은 “현재 공범을 수사 중이고 본 사건과 관련해 추가 수사를 하는 중”이라며 “아직 경찰에서 압수물을 분석 중인데 암호화가 돼 있고 검찰 송치가 되지 않아 현재로서는 증거 분리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기일이 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아직 증거 분석이 안 됐다는 건데 그 상태에서 기소했다는 건 납득이 안 된다”며 “검찰 측에 신속한 준비를 촉구한다”고 지적했다.
피고인 측도 크게 반발했다. 변호인 측은 “검찰에서 기소한 지 2주가 넘었는데 증거목록도 제출하지 못했다는 것에 의구심이 든다”며 “피고인들이 공소사실에 대해 모두 인정하는 취지이기 때문에 재판을 신속하게 진행했으면 한다”고 주장했다.
통상적으로 형사사건의 첫 재판에서는 검찰이 공소장에 적시한 혐의 입증을 위한 증거목록을 제출한다.
하지만 이날 재판은 검찰이 증거목록을 제출하지 못하면서 피고인들이 혐의를 모두 인정함에도 별 다른 진전 없이 15분 만에 끝났다.
변호인은 재판이 끝난 뒤 취재진에 “검찰이 공소장을 작성하고 기소했다는 건 입증할 모든 자료가 있다는 건데, 경찰에서 수사 중이라 증거목록을 내지 못하겠다는 건 재판을 지연하려는 의도가 있지 않나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드루킹 김 씨 등은 “손가락으로 댓글 공감을 일일이 클릭하는 게 귀찮아서 매크로로 이용했다”며 “실질적으로 네이버에 업무상 영향을 많이 줬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검찰에 다음 공판 기일인 16일까지 증거목록을 제출하라고 명했다. 다음 재판은 오는 16일 오후 3시 30분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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