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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채 3%] 이머징마켓 '발작' 강달러-금리 상승 저항력 바닥

기사등록 : 2018-05-03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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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랜드화 포함 신흥국 통화 큰 폭 하락, 채권도 급락
4월 중순 이후 글로벌 투자자 신흥국 자산 56억달러 매도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미국 금리와 달러화가 동반 상승하는 가운데 이머징마켓의 저항력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남아공부터 터키까지 해당 지역 통화가 최근 1개월 사이 가파르게 떨어졌고, 채권에서 뭉칫돈이 빠져나가기 시작한 것.

남아프리카 랜드화 <사진=블룸버그>

미국 인플레이션 상승 조짐이 뚜렷해지면서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이 당초 예고한 것보다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자 지난 2월 강한 내성을 보였던 신흥국 금융시장이 이번에는 크게 동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미국 금리 상승이 재점화된 최근 1개월 사이 MSCI 이머징마켓 주가지수는 0.6% 하락했다.

주식시장이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한 반면 통화와 채권은 적신호를 보내고 있다. 남아공의 랜드화가 같은 기간 6.5% 급락했고, 터키 리라화와 브라질 헤알화 등 주요 이머징마켓 통화가 일제히 큰 폭으로 떨어졌다.

뿐만 아니라 JP모간이 집계하는 이머징마켓 국채 지수는 1개월 사이 3.6% 하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지난주 4년만에 처음으로 3.0% 선을 뚫고 오른 데다 정책 금리에 가장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이 최근 2.5% 선까지 오르며 10년래 최고치를 나타내자 신흥국 자산으로 충격이 번진 것으로 해석된다.

금리 추가 상승에 대한 전망이 지배적인 데다 지난 2월 금리가 요동했을 때와 달리 달러화가 상승 탄력을 보인 데 따라 위험자산에서 발을 빼려는 움직임이 투자자들 사이에 두드러진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강한 랠리를 펼쳤던 신흥국 자산은 올해 3월까지 상승 기류를 유지했다. 미국 금리가 한 차례 뛰었지만 글로벌 경제의 성장 기대와 약달러가 버팀목을 제공했다.

이머징마켓이 저항력을 과시했을 때도 월가의 투자자들 사이에는 미국의 금리 상승에 대한 대응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경고가 꼬리를 물었다.

최근 한 달 사이 해당 지역의 통화와 채권 가격의 하락은 이 같은 경고가 터무니 없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지난달 달러화는 16개 주요국 통화에 대해 2.2% 뛰었다. 이는 2016년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선 승리 이후 월간 기준으로 최개 상승에 해당한다.

시장의 시선을 끄는 것은 월가 트레이더들이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가 가속화될 가능성에 적극 베팅하고 나선 점이다.

연준 정책자들이 주시하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가 2.0%까지 오르는 등 인플레이션 상승 신호가 뚜렷해진 데 대한 반응이다.

미국 금리와 달러화 상승은 이머징마켓 투자의 매력을 떨어뜨린다. 또 자금 유출을 부채질할 수 있는 요인이다.

실제로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4월 중순 이후 글로벌 투자자들이 이머징마켓 자산에서 56억달러의 자금을 빼낸 것으로 집계됐다.

무엇보다 달러화 상승이 신흥국 기업의 달러 표시 회사채 발행 및 차환 발행 비용을 높여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지난해 말 기준 신흥국의 외화 채권 규모가 8조3000억달러에 달한 점을 감안할 때 최근 미국 금리와 달러화 움직임을 가볍게 여길 수 없다는 지적이다.

제프리스의 브래드 베첼 이코노미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달러화 부채 규모가 큰 신흥국이 특히 커다란 충격을 받을 것”이라며 “강달러와 미국 국채 수익률 상승에 따른 파장은 그 밖에 이머징마켓 전반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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