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현정 기자 = 손학규 전 국민의당 상임고문이 정치권으로 돌아왔다. 지난해 대선 패배 이후 1년여간 칩거하다 다시 컴백한 것을 두고 정치권 안팎의 시선이 쏠린다. 바른미래당의 전신인 국민의당과의 인연을 잇기 위해 안철수 서울시장 예비후보의 선거 캠프를 맡았다.
손 전 고문 측은 3일 6·13 지방선거 바른미래당 선거대책위원장 겸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 캠프 선거대책위원장에 손 전 고문이 임명됐다고 밝혔다.
손 전 고문은 지방선거전을 진두지휘하는 한편 안 후보의 '서울시장 만들기' 캠프를 이끌어야 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손학규 전 상임고문. <사진= 최상수 기자> |
◆ '손학규 모시기' 공 들인 바른미래
앞서 미래당은 지난 1일 중앙당 선거대책위원장 겸 서울시장 후보 캠프 선대위원장으로 손 전 고문 모시기에 나섰다. 이에 정치권 안팎에서는 손 전 고문이 어떤 효과를 가져올지 관심을 모았다.
박주선·유승민 공동대표는 지난달 30일 손 전 고문과 함께 오찬을 갖고 선대위원장 겸 안 후보 캠프의 선대위원장을 겸임해달라고 요청했다.
안 후보 역시 손 전 고문을 향해 캠프 선대위원장을 맡아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안 후보는 지난달 22일 미래캠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전설의 경기도지사이기도 한 손학규 전 고문에게 미래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줄 것을 간곡하게 부탁했다"며 "가장 앞장 서 서울시장 선거의 승리를 이끌어 줄 분으로 손 전 고문을 모시려고 한다"고 밝혔다.
고심 끝에 당 선거대책위원장직을 수락한 손 전 고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 정치가 바뀌어야 한다는 간절한 마음 때문에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게 됐다. 지방선거 이후 정계 개편을 준비하고 새로운 정치 상황에서 중도 세력이, 제 3세력이 정치 중심에 서야 한다"며 "이를 위해선 바른미래당이 정치 개혁의 중심에 자리잡아야 한다"고 선대위원장을 수락한 배경을 밝혔다.
◆ 손 전 고문 "주변 반대 심했지만 서울시장 선거 하나 기대"
손 전 고문은 주변의 만류가 심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지지자들 거의 모두가 반대했다. 제 정치 행보에 별다른 말을 하지 않던 가족들도 반대했다"며 "정치를 떠나있던 저에게 많은 분들이 전화로, 문자로 반대의 뜻을 표해왔다"고 말했다.
반대 이유에 대해선 "바른미래당과 안철수 개인에 대한 반감이었다. 합당 과정에서 보인 호남 이탈의 정서 때문"이라며 "저의 호남 지지자들 거의가 국민의당을 탈당했고, 바른미래당에 합류한 사람이 없다"고 설명했다.
또 바른미래당이 현재 처한 상황이 녹록치 않다고 진단했다. 지방선거 준비와 관련, "광역단체 17곳 중 아직까지 9개 지역에서만 후보를 내고 있고, 그나마 실제로 제가 말씀드리기 송구스럽지만 서울시장 선거 하나에 기대를 해보고 있는 중"이라며 "4차 산업혁명의 전문가 안철수는 세계의 변화를 안다. 서울을 혁신적으로 바꿔 4차 산업혁명 기지로 만들어서 젊은이들에게 내일의 희망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이 갖고 있는 자원을 효율적으로 재조직하고 안 후보가 지닌 능력과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해 국민에게 어필하도록 노력하면 잘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왼쪽)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 손학규 전 상임고문,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 <사진= 최상수 기자> |
◆ 1년 만의 정치권 '컴백'…바른미래 구원투수 되나
손 전 고문은 지난 대선 당시 국민의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섰지만 당시 안철수 전 대표가 후보로 선출된 이후 국내외를 오가며 정치적 휴식기를 보냈다.
지난해 말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간 통합을 놓고 당내 파열음이 커지자 개혁적 중도 통합의 당위성을 강조하며 통합론에 힘을 싣기도 했다. 이후 1년여 만에 다시 정치권에 컴백하게 됐다.
특히 그는 중량감 있는 정치인으로 평가 받고 있지만, 당 일각에서는 만 70세의 손 전 고문이 당의 얼굴 역할을 하기에는 너무 '올드'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흘러나온다. 손 전 고문이 낮은 지지율과 인물난 등을 겪고 있는 바른미래당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jh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