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유수진 기자 = SK이노베이션이 중국 배터리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아직까지 현지 상황이 나아졌다는 뚜렷한 시그널은 없지만, 일단 차근차근 준비해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전기차 배터리 연구 모습 <사진=SK이노베이션> |
3일 배터리업계와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30일 이사회를 열고 100% 자회사인 중국 배터리사업 법인에 864억원을 출자하기로 의결했다. 출자 목적은 해외사업 수행을 위한 투자로, 이달부터 오는 8월까지 4개월간 분할 출자가 이뤄지게 된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은 해당 법인의 이름을 기존 'SK 배터리 차이나 홀딩스'에서 '블루 드래곤 에너지'로 변경하기도 했다. 이 법인은 지난해 하반기 SK이노베이션이 중국 내 배터리사업 재개를 준비하기 위해 중국에 설립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출자와 관련해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중국 내 배터리 사업을 준비하는 차원의 출자일 뿐, 출자금의 사용처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배터리 셀이나 팩 등 계속 검토를 하고 있는 건 맞지만 아직 구체화된 것은 없다"며 "구체적인 증설이나 신설 계획은 아직 일절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언젠가 중국 내 상황이 나아질 걸로 보고 미리 준비하는 차원에서 출자를 한 것"이라면서 "일단 8월까지 분할 출자할 예정이고, 추가적인 투자 등이 결정되면 나중에 공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SK이노베이션은 자회사 SK루브리컨츠의 상장 철회가 배터리사업 등을 위한 투자금 마련에 사실상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당초 SK루브리컨츠의 상장으로 조달되는 현금 중 구주 상장에 해당하는 약 1조원은 SK이노베이션에 유입, 배터리사업 등에 대한 투자에 쓰일 예정이었다. 그러나 상장이 무산, 업계 일각에서는 SK이노베이션의 투자 계획에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대해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해당 자금은 추가로 들어올 돈이었지 투자를 위해 꼭 필요한 돈은 아니였다"며 "이미 현금성 자산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1조원 가량의 자금조달이 무산됐지만 투자금을 마련할 여력이 충분하다는 얘기다.
한국신용평가는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상장 철회 결정은 향후 전반적인 현금흐름 및 재무안정성에 부정적인 이슈"라면서도 "보유 유동성과 재무탄력성 지표가 여전히 매우 우수한 수준임을 고려할 때 신용등급 측면의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uss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