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뉴스핌] 전민준 기자= 국내 자동차 스피드 마니아의 갈증을 해결해줄 현대자동차의 고성능 브랜드 'N'이 마침내 공공도로에 나타났다. 더 이상 BMW의 'M', 메르세데스 벤츠의 'AMG'을 꿈꾸지 않아도 된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고성능 자동차를 한국에서도 몰수 있는 큰 의미가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i30N을 유럽에 출시, 그 성공사례를 바탕으로 올해 6월엔 국내에 벨로스터N을 출시하면서 고성능차의 대중화에 본격 나섰다.
벨로스터N.<사진=현대자동차> |
현대차는 지난 3일 경기도 화성시 남양연구소에 있는 다목적 핸들링 체험코스에서 벨로스터N 시승행사를 열었다. 길이는 총 1.4㎞에 최대 폭 300m로 고속주행과 코너링이 모두 가능한 공간이다.
시승행사장에 들어서 벨로스터N을 보자마자 잘 달릴 것 같은 느낌이 물씬 들었다. 분명 벨로스터를 기반으로 한 모델인데, 해치백 같은 느낌이 들지 않았다.
월드랠리컵(WRC) 경주차에서 영감을 받은 대형 스포일러(자동차 지붕 끝이나 트렁크 위에 장착하는 장식 겸용 장치)가 고성능차라는 이미지를 강조했고, 19인치 휠은 별 모양으로 개성을 더했다. 시스템, 디자인 곳곳에서 체감할 수 있는 고성능 주행감성 등을 통해 고성능 라인업 N이 지향하고 있는 개념을 느낄 수 있었다.
곧바로 차에 올라타 주행성능을 시험해 봤다.
처음엔 주행코스와 러버콘(고깔 모양 교통안전시설물) 사이를 지그재그로 피하는 '슬라럼' 코스를 자유롭게 주행했다. 안전이 보장된 코스인 만큼, 가속과 급정거를 수시로 반복해 봤다. 시속 60㎞로 빠른 속도로 통과해도 전혀 미끄러지지 않으면서 안정적으로 빠져나갔다. 한마디로 완벽했다. 핸들링과 그립력이 좋아 5개의 슬라럼, 8자 돌기, 3개의 슬라럼, 급제동으로 이어지는 구간에서 차량이 운전자와 한 몸이 된 듯 움직였다.
슬라럼 구간에서 나와 우수한 코너링을 느껴보기로 한다. 슬라럼 앞쪽에 멀리 보이는 벽면을 향해 돌진하다가 약 50m를 남겨두고 급격히 핸들을 돌리는 것이다. 있는 힘껏 가속페달을 밟아 약 100㎞까지 속도를 높인 뒤, 핸들을 돌리자 쏠림 없이 완벽히 코너링을 소화했다. 현대차는 벨로스터 N이 주행밸런스 측면에서 '코너링 악동(Corner Rascal)'이라는 애칭이 붙을 정도로 코너링 정점에서 짜릿한 즐거움을 준다고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주행성능이다. 벨로스터N의 제로백(시속 0km/h에서 100km/h까지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6.1초다. 최대 275마력의 2.0 터보 엔진에 고성능 전용 전륜 6단 수동변속기의 힘을 그대로 발휘한다.
잠자던 맹수의 신경을 건드렸는지, 맹렬하게 회전수가 치솟으며 가속이 시작된다. 정통 스포츠카와 비슷한 작은 차체라 가속력이 훨씬 강하게 와 닿는다. 그대로 초고속 영역까지 안정감을 잃지 않고 가속하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았다.
벨로스터N.<사진=현대자동차> |
특히 배기음이 압권이다. 단언코 지금껏 들어 본 4기통 엔진의 배기음 중 가장 아찔하다. 매끄러운 변속을 성공시킬 때마다, 배기관에서는 축포를 쏘아올리 듯 강력한 배기음이 터져 나온다. 벨로스터N은 가변배기밸브시스템을 통해 일반 주행모드, N(고성능)모드 등 주행모드별로 배기음을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현대차는 올해 6월 벨로스터N을 국내 시장에 출시, 국내 고성능차 시장을 본격 알린다. 벨로스터와 완전히 다른 고성능차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