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전민준 기자=불과 5년 전까지만 해도 국내 시장에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은 생소한 존재였다. SUV이긴 한데 각진 디자인과 큰 크기를 가진 차가 아니었다. 그러나 지금은 어느덧 20~30대 남녀를 모두 사로잡는 대세가 됐다.
특히 메르세데스-벤츠 GLA 220과 푸조 3008의 인기는 상당하다. 두 차 모두 파워풀한 주행 성능에 초점을 맞추면서도 세련된 디자인과 안전 기능들을 대거 탑재했다. 물론 소형 SUV 전유물인 높은 수준의 연비도 유지했다.
◆ 벤츠 GLA 220, 디자인에서 “잘 달릴 것 같다” 느낌
벤츠의 신형 GLA 220과 푸조 3008은 주 판매 대상이 트렌드에 민감한 2030세대라는 점을 고려해 디자인에 노력을 많이 기울였다.
GLA 220은 날렵하고 세련된 이미지를 강조했고, 3008은 강렬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을 자아낸다. 벤츠는 GLA 220을 출시하면서 안정적이고 잘 달리는 소형 SUV라는 점을 강조했다. GLA 220을 처음 접하는 사람도 “이 차 잘 달릴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 만큼 디자인도 주행 성능에 초점을 맞췄다.
벤츠 GLA 220.<사진=벤츠코리아> |
◆ 푸조 3008, 남성적이고 강렬한 느낌
지난해 7월 국내 시장에 출시한 푸조 3008은 전위예술, 한마디로 기존 디자인을 완벽히 부정하고 완전히 새롭게 탄생했다. 사자의 발톱을 형상화한 헤드램프와 날카로운 에지로 연결된 범퍼, 라디에이터 그릴은 공격적인 사자의 얼굴을 연상케 한다.
측면 유리창에 이어 뒤쪽 삼각 유리와 연결한 부분의 세밀함은 마치 유리로 지어진 포스트모던 양식의 건축물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다. 게다가 피아노와 같은 고급 검정색 마감 처리한 뒷문과 기하학적 조형의 후면 램프는 미래의 도시 같은 이미지를 보여준다.
3008.<사진=푸조> |
◆ 벤츠 GLA 220 "3~4단 변속 시엔 SUV가 아니라 스포츠카"
디자인을 뒤로하고 차에 올라 주행 성능을 느껴봤다.
일단 결론부터 말하면 두 차 모두 중형 세단에 맞먹는 역동적 주행 성능과 안정감을 발휘했다. 소형 SUV는 엔진 소리도 크고 덜컹거리는 느낌이 강하다는 게 기존 관념인데, 이를 철저히 깨부쉈다.
물론 GLA 220은 가솔린 엔진, 3008은 디젤 엔진이란 걸 감안해야 한다. 시승코스는 경기도 성남시에서 여주 신륵사까지 왕복 100㎞ 고속도로 구간이다. 코너링과 같은 세밀한 주행보단 말 그대로 질주할 수 있는 코스다.
GLA 220은 직렬 4기통, 2.0리터 가솔린 엔진을 탑재했는데 현존하는 2.0리터 가솔린 엔진 중 가장 강력한 수준의 성능을 발휘한다. 가볍고 부드러운 조절만으로도 시속 100km까지 금세 차체를 밀어준다. 특히 3~4단 변속 시엔 SUV가 아니라 스포츠카가 연상될 만큼 우수한 가속감을 선사한다.
벤츠 GLA 220.<사진=벤츠코리아> |
◆ 푸조 3008, 조용하고 진동 적고 회전질감도 뛰어나
이번엔 푸조 3008. 여주에서 대기하고 있던 이 차에 올라탄 순간 정숙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열을 충분히 받은 상태에서 조용하고, 진동이 적고, 회전질감도 뛰어나다.
가속페달에 힘을 주기 시작하자 2.0리터 디젤 엔진이 묵직하면서도 힘 있게 차를 전진시킨다.
6단 변속기는 엔진의 힘을 앞바퀴로 매끄럽게 전달한다. 속도 상승은 극적이지 않지만 답답한 느낌은 없다. 본격적 고속 주행에 돌입하면 엔진 힘이 약해지는 걸 볼 수는 있지만 일상적인 속도대인 60~80㎞/h는 물론 고속도로 제한속도인 110㎞/h까지는 묵직하고 힘찬 느낌이다. 단 스포츠모드와 일반 모드는 차이가 없다는 게 아쉽다.
가격은 GLA 220 기본 모델(부가세 포함)이 4620만원, 프리미엄 모델은 4930만원이다. 3008은 단일 트림으로 판매되며 옵션에 따라 최소 3890만원, 최대 4250만원이다.
3008.<사진=푸조> |
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