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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혁신' 선봉장 윤석헌 새 금감원장, 삼성 고삐죈다

기사등록 : 2018-05-04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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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내정자, 이건희 회장 차명계좌 과징금 권고 등 개혁 선두
청와대 좌고우면 없이 정공법…윤 내정자 '금융혁신' 탄력
금융권 핫이슈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분식 논란 관심 집중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혁신위는 삼성 특검으로 드러난 금융실명제 이전 개설한 이건희 회장의 차명계좌는 객관적 증거에 의해 비실명이 드러난 것이므로 과징금 및 소득세 차등과세 부과가 필요하다고 판단한다.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도입을 통해 부당한 낙하산을 견제하고 의사결정의 투명성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12월 금융행정혁신위원회(이하 혁신위)가 발표한 보고서 내용이다. '금융개혁' 선두에 선 윤석헌 금융행정인사혁신위원장(서울대 객원교수)이 금융감독원장에 내정됐다. '셀프 후원금' 논란 등으로 김기식 전 원장이 중도 하차한 지 약 3주 만이다. 애초 공석인 금감원장은 정치적 논란을 감안 6.13 지방선거 이후 임명될 것이란 관측이 높았지만, 청와대는 이해득실을 따지기보단 금융개혁 아이콘을 바로 투입하는 정공법을 택했다. 그만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등 금융 현안이 즐비한 상황에서 금융당국 수장이 중심을 잡고 정면돌파하겠다는 청와대의 강한 의지로 해석된다.

윤석헌 교수가 정부서울청사 통합브리핑실에서 금융행정혁신위원회 최종 권고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금융위>

윤석헌 금감원장 내정자는 개혁 성향의 금융경제학자로 금융위 자문기구인 혁신위원장을 맡은 이후 금융개혁·혁신을 강하게 주장해왔다. 이건희 회장 차명계좌 과징금·과세, 근로자추천이사제 도입 권고 등이 대표적이다.

혁신위는 금융행정혁신 보고서 형식을 통해 이건희 회장의 차명계좌에 대해 과징금을 부과하는 한편 지배구조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근로자추천 이사제를 도입하라고 제안했다.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대해서는 이른바 '셀프 추천'을 막는 등 이사회 및 임추위 전반에 투명성을 강화하라고 권고했다.

금융감독체계 혁신도 윤 신임 원장이 강조했던 부분이다. 또 윤 내정자는 금융감독체계를 정책과 감독 분야로 나눠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혁신위 권고에 일정 부분 공감하면서도 '속도조절' 필요성을 언급했을 정도다. 금융위 고위관계자는 "혁신위에서 권고한 금융혁신 내용들은 금융위와 사전 조율이 전혀 없던 것으로 예상했던 것보다 파격적이라 (금융위에서도) 다소 당황했던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당초 금융위는 현행법상 이 회장의 차명계좌에 대한 과징금 부과는 어렵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했지만, 혁신위 권고 이후 지난달 4개 증권사에 34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윤 교수가 금감원장에 내정되면서 금융권 뜨거운 감자인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분식 논란에 관심이 집중된다. 금감원은 '고의적' 분식회계로 보고 있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분식회계를 하지 않았다고 반박하고 있다.

윤 내정자를 중심으로 금감원이 삼성바이오로직스 제재 절차를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감원이 삼성바이로로직스에 제재 방침을 통보한 만큼 회계처리의 고의성이 인정될 경우 과징금 부과는 물론 상장폐지까지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아울러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와 삼성중공업 지분 약 20조원에 대한 매각 압박도 한층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는 윤 내정자에 대해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대응해 금융 감독 분야의 혁신을 선도적으로 이끌어 갈 적임자로 평가돼 금감원장으로 제청했다"라고 밝혔다.

금융위 핵심관계자는 "세간에서 금감원장에 현직 검사장 카드가 언급됐지만 처음부터 윤 교수가 (금감원장에) 무게가 실렸다"면서 "꼼꼼한 검증 과정을 거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한편 윤 내정자는 지난 2012년 18대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캠프에서 자문역을 지냈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경기고등학교 선후배 관계다.

 

y2ki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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