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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채 3%] 아르헨티나, 1주일에 금리 12.75% 인상

기사등록 : 2018-05-04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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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국 통화 하락 압박 증가시켜

[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이 1주일 사이에 금리를 27.25%에서 40%로 무려 12.75% 인상했다. 외화보유고에서 50억 달러 이상을 헐어내며 외환시장에 개입했음에도 불구하고 페소화를 방어하는 데 실패하자 내놓은 고육지책으로, 최근 수 주 간 신흥국 통화에 가해지는 하방 압력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를 단적으로 반영하는 조치다.

페데리코 카우네 UBS애셋매니지먼트의 이머징마켓 채권부 헤드는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이 시장에 충격을 줘 신뢰를 회복할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금리 인상 폭이 크지 않아 조만간 긴급회의를 열고 금리를 또 인상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미달러가 최근 상승랠리를 펼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추가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에 전 세계 신흥국 통화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JP모간의 신흥시장환율지수는 2월 말에 비해 6% 하락했다.

아르헨티나 페소화의 가치는 지난 1년 간 25% 가량 급락했고 3일에는 달러당 22페소에 형성된 중요한 저항선도 뚫렸다. 물론 페소화가 특히 심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지만 신흥국 통화에 대한 투심은 올해 들어 전반적으로 크게 악화됐다.

브라운브러더스해리먼의 윈 틴은 페소가 전반적인 신흥 통화 약세의 함정에 빠졌다며 “아르헨티나는 규모가 작은 프런티어마켓(신흥시장 중의 신흥시장)이기 때문에 이머징 마켓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이머징마켓, 프런티어마켓, 위험 자산으로부터 발을 빼고 있어 아르헨티나 같은 신흥국이 특히 큰 리스크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이 르바스 재니캐피탈매니지먼트의 수석 채권전략가는 “자국 통화를 방어하기 위해 1주일 만에 기준금리를 12% 올려야 한다면 이는 이미 위기 지점을 넘어버린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근 미달러 상승랠리는 미국 외 국가의 부진한 경제성장과 최근 수년 간 개발도상국에서 급격히 증가하는 채무를 반영하는 현상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고수익을 노리고 최근 수년 간 투자자들이 몰렸던 이머징마켓 자산이 매도세에 더욱 취약해지고 있다.

EPFR에 따르면 신흥국 채권 펀드는 2016년 이후 처음으로 2주 연속 자금이 빠져나갔고, MSCI 신흥국증시지수는 1월에 기록한 고점에서 11% 가량 하락했으며 4월 초에 비하면 3% 가량 하락했다.

단기 자금조달 비용의 기준으로 간주되는 3개월 리보 금리가 2.36%로 10년래 최고치까지 오르며, 미달러로 차입해 고수익을 내는 신흥 통화에 투자하는 캐리 트레이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러한 캐리 트레이드는 신흥국 통화를 지지하는 역할을 해 왔는데, 미국 금리인상과 지난 1개월 간 달러 상승으로 캐리 트레이드의 매력이 줄어들고 있다.

아르헨티나 페소화와 터키 리라화 추이 [자료=FT]

신흥국 통화 중 가장 변동성이 높은 멕시코 페소와 폴란드 즐로티도 지난 한 달 간 미달러 대비 4% 이상 하락했다. 외환 트레이더들은 위험자산 회피 현상이 가속화되는지 파악하기 위해 페소화와 즐로티화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몬트리얼은행의 스테판 갈로는 “외환시장에서 세계경제 성장을 기대한 거래가 잠시 멈춤 상태이며, 이제 달러 낙관론자들의 예언이 자기실현되고 있다. 이러한 사이클을 깨려면 경제 및 지정학적 호재가 연이어 터져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 외에도 터키 리라가 경기 과열 우려에 올해 들어 미달러 대비 10% 이상 하락했다.

남미 국가들과 기업들은 미달러 차입 규모가 엄청나기 때문에 미 국채 수익률과 미달러가 계속 오르면 남미 중앙은행들이 자국 통화를 방어하기 위해 더욱 공격적으로 금리 인상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S&P글로벌이 경고했다.

엘라이자 올리베로스 로센 S&P글로벌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에서 “국내 정치 및 경제 여건이 개선되지 않은 채 통화정책만 경직되고 자본유출 압력이 강화되면 대부분 남미 국가들에서 현재 나타나고 있는 경제 회복세가 심하게 좌초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FTSE 개발도상국 이머징주식지수는 3일까지 3일 연속 하락하며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고, JP모간 신흥시장채권지수는 올해 들어 지금까지 4% 하락하며 2017년 4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해 신흥 통화 중 아르헨티나 페소화가 가장 큰 낙폭을 보이고 있으며, 2017년 6월에 요란한 팡파르를 울리며 발행된 100년물 국채 가격은 86.90센트로 떨어지며 최저치를 갱신했다.

 go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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