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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해빙 청신호에 면세점, '유커 재림' 기대

기사등록 : 2018-05-08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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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보다 손 큰 따이공, 싼커 증가에 '봄날' 만끽
중국 당국 단체관광 허용, 하반기 유커 등장 기대

[서울=뉴스핌] 박준호 기자 = 국내 면세업계를 둘러싸고 긍정적인 기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사드 보복에도 불구하고 ‘따이공(중국 보따리상)’ 효과로 외형 성장세를 이어간 데 이어, 최근에는 한국행 단체관광 허용 조치가 잇따르며 한한령 전면 해제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어서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한·중 관계 개선에 따른 후속 조치로 지난주 우한에 이어 최근 충칭 지역 중국인들의 한국 단체관광도 허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한국 단체관광 허용 지역이 기존 베이징, 산둥과 함께 총 네 곳으로 늘었다.

◆ 손 큰 따이공과 싼커 증가에 한숨 돌린 면세점

중국 당국의 한국행 단체관광 제한이 서서히 풀리면서 면세업계는 이번 조치가 유커 귀환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중국인 인바운드 회복이 가시화될 경우 소비 증가에 따른 상당한 수혜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업계는 겹호재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국내 면세점들은 지난해 중국 사드보복 조치로 급감한 유커의 빈자리를 따이공이 메우면서, 한한령에도 불구하고 외형 성장을 이어가는데 성공했다.

관세청 따르면 지난해 국내 면세점 시장 규모는 전년대비 17.9% 늘어난 14조4684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중국 웨이상(위쳇 등 모바일 SNS를 기반으로 상품을 판매하는 사업자) 시장이 확대되며 면세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C2C 비즈니스 모델인 웨이상은 한국 면세점의 따이공을 통해 판매용 상품을 저렴하게 공급받는다. 이들 중심의 매출 구조가 자리 잡으면서 자연스럽게 객단가도 높아졌다.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 객단가는 624달러로 전년대비 69.0% 상승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웨이상 시장 거래액은 지난해 4965억위안(약 83조원)에서 올해 7070억위완(약 120조원)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업계는 국내 면세점 시장에서 웨이상, 따이공이 차지하는 비중이 70%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한다. 

◆ 하반기 유커 재림 기대감 커져

8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서 외국인 단체 관광객이 가이드의 설명을 듣고 있다.<사진= 이형석 기자>

이처럼 따이공에 기반한 객단가 상승은 정치적 악재에도 불구하고 국내 면세점 시장의 성장을 견인했다. 여기에 사드 해빙무드에 따른 단계별 관광 완화 조치가 더해질 경우 수익성 개선에 상당한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아직까지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급진적인 회복은 나타나고 있진 않지만 이달 초 노동절 연휴 기간 개별 관광객(싼커)을 중심으로 여행객이 늘어나는 등 각종 수치들도 긍정적이다.

실제 싼커가 많이 찾는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은 중국 노동절 프로모션 기간 중국인 매출이 174.1% 신장했다. 또한 노동절 연휴 기간 중국인의 알리페이(Alipay) 국내 결제액은 1인당 4572위안(약 77만3000원)으로 전 세계에서 5번째로 높았다.

정형권 알리바바그룹 한국 총괄 대표는 “올해 중국 노동절 연휴 기간 한국이 결제규모 상위 3위국에 올랐고, 국내에서 쇼핑을 즐기는 중국 관광객이 많아지면서 세금환급 규모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고 말했다.

여행수지 적자도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3월 여행수지 적자는 13억1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13억5000만달러)보다 적자 폭이 줄었다. 지난해 4월(12억4000만달러 적자) 이후 11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사드 여파로 지난해 48.3% 급감했던 중국인 입국자가 3월 들어 전월대비 16.8%, 전년 동월대비 11.8% 늘며 성장세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 유커, 하반기엔 다시 온다

8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거리 상점에 중국어로 작성된 안내문이 붙어 있다.<사진=이형석 기자>

업계는 단체관광 비자 발급 및 전세기 운항 재개 등에 소요되는 시간을 감안할 때 올해 하반기부터 중국인 단체 관광 회복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중국인 방한객도 지난해보다 52.2% 늘어난 635만명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양국의 긴장 관계가 누그러지면서 유커 귀환에 따라 면세업체의 실적 개선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우선 외형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호텔신라는 중국인 관광객 회복세가 더해져 수익 성장이 더욱 가팔라질 전망이다. 증권가는 호텔신라의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각각 29.9%, 155.6% 늘어난 4조5171억원, 1868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도 올해 1분기 면세점 사업 부문의 영업손실이 65억원으로 전년 동기(127억원) 대비 개선됐다. 중국인 단체관광이 본격적으로 재개될 경우 단체관광객 의존도가 높은 시내면세점의 이익률이 개선되면서 갤러리아면세점의 수익성도 회복될 전망이다.

하반기 서울 시내에 오픈을 앞둔 신세계면세점 강남점, 현대백화점면세점 강남점 역시 기존 백화점과 연계한 싼커 유치 효과에 이어 사드 해빙에 따른 수혜가 기대된다.

한국투자증권 최민하 연구원은 “중국인 관광객이 돌아오면 따이공을 통한 구매 간에 일부 잠식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중국인 매출액의 성장세는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올해 면세점 시장 규모는 중국인 인바운드 관광객 증가로 지난해보다 26.8% 늘어난 18조4000억원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j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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