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정용 기자 = 연극인들에게 수년동안 성폭력을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는 이윤택(66)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이 첫 재판에서 주요 혐의를 부인했다.
연극연출가 이윤택 씨 /이윤청 기자 deepblue@ |
이 전 감독 측 변호인은 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0부(황병헌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1차 공판준비기일에서 "모든 관점에서 피고인의 연출 열정에서 비롯된 독특한 연극지도 방법"이라며 "피고인 입장에서 연극무대에서는 마이크 없이 하기 위한 무대지도"라고 주장했다.
단전 부위에 힘을 주는 복식과 고음 방법을 알려주기 위해 신체접촉이 있었고, 모든 단원이 무대지도 행위로 인식했다는 취지다.
변호인은 "공소시효가 지난 2010년 전 사실은 법률적 의미가 없는데도 15명으로부터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는 내용이 있다"며 "증거로 제출한다면 부동의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두사실에 나온 피해자의 가명이 없어 무슨 진술을 했는지 알수 없다"며 "이런식으로 재판 진행을 한다면 마치 인민재판이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피고인의 상습성을 인정하는 부분이라서 넣었고, 이 전 감독의 기억력이 좋은 편이어서 누구인지 다 인식하고 있다는 취지로 대응했다.
이 전 감독은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는 공판준비기일에 녹색수의를 입고 법정에 출석했다.
이 전 감독 변호인은 재판이 끝난 뒤, 이 전 감독의 출석 이유를 묻는 질문에 "절박한 심정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오는 25일 오후2시 준비기일을 1차례 더 진행한 뒤 정식공판에 들어간다.
검찰에 따르면 이 전 감독은 2010년 7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자신이 운영하던 연희단거리패 단원들에게 안마를 시키고 자신의 신체 부위를 만지게 하는 등 8명에게 20여차례 상습 강제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연기 지도를 해주겠다는 명목으로 여배우들의 신체를 만지는 등 유사강간치상 혐의도 있다.
검찰은 이 전 감독이 극단을 운영하면서 배우 선정이나 퇴출 등에 막강한 권한을 가진 점을 이용해 다수 여배우들에게 성적괴롭힘을 저지른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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