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엽 기자 =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무기한 단식 농성이 8일째에 들어섰다.
적지 않은 나이에 단식 도중 폭행까지 당하면서 거동까지 불편하면서 얼굴에 무력감이 드러난다는 것이 의료진의 소견이다.
단식이 일주일을 넘으면서 몸을 가누기도 힘들 정도로 기력이 소진했다.
문제는 김 원내대표 입장에서 딱히 돌파구를 찾기 힘든 상황이 지속된다는 것이다. '드루킹 특검'을 두고 여당과의 협상에 진전이 없으면서 한국당 자체의 투쟁 동력도 서서히 식어가는 분위기다.
특히 '싸우면서 정 든'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이날 임기를 마침에 따라 협상의 파트너 자체가 없는 외로운 싸움을 이어가야 하는 처지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단식농성장에 누워있는 모습 2018.05.06 kilroy023@newspim.com |
10일 김 원내대표가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드루킹 특검'을 요구하며 단식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김 원내대표의 단식은 지난달 17일 국회 본청 앞에서 시작된 한국당 천막농성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한국당은 드루킹 특검을 요구하며 천막농성에 돌입했는데 같은 달 27일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면서 한반도 비핵화 이슈에 파묻혔다.
국면 전환을 위해 김 원내대표가, 홍준표 한국당 대표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단식을 선언했다.
단식 사흘째인 지난 5일에는 지지자를 가장한 30대 남성에게 턱 부위를 가격당해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정치인으로서 보면, 김 원내대표 입장에서 이번 단식 투쟁을 통해 인지도를 널리 알렸다는 점에서 큰 성과다. 습격 사건으로 지난 주말 언론과 포털 사이트 실검을 차지하면서 존재감을 크게 드러냈다.
문제는 단식이 일주일을 넘어서면서 건강이 크게 악화됐음에도 불구하고 뾰족한 '출구전략'을 찾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당초 지난 8일 오후 2시를 기점으로 민주당이 특검을 수용하지 않으면 단식을 중단하겠다고 했으나, 수긍하기 어렵다는 여론을 고려해 다시 단식 투쟁을 이어가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지난 8일 이후 특검을 둘러싼 여야간 협상이 표류하면서 단기간 내 여야 간 합의의 물꼬가 트이긴 어려워진 상황이다.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지난 9일 단식 현장을 찾아 기자들과 만나 "전날로서 협상은 사실상 중단됐다"며 "노력은 하겠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김 원내대표는 직접 협상을 하기 어려운 몸 상태로 각 당 원내 수석이 판을 다 짜오면 사인만 할 수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실에서 열린 국회의장-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2018.05.08 kilroy023@newspim.com |
한국당 내부에서도 지방선거 일정을 고려할 때 의원들이 김 원내대표 지원사격에 몰두하기 어렵다는 분위기가 상당하다.
이런 상황에서 우원식 원내대표의 임기도 이날 종료됨에 따라 극적인 타결을 기대하긴 점점 힘든 상황이 됐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전날부터 드루킹 특검과 관련해 지난해 대선 공정성 문제를 거론하면서 여당의 입장은 더욱 강경해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특검이 청와대에 압수수색이라도 하겠다고 덤비면 어쩌겠는가"라며 "차기 지도부에 부담을 주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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