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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정상회담, '비핵화' 방법론 제시 못해...연대 입장만 확인

기사등록 : 2018-05-10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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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핵화 방법론 둘러싸고 日VS韓中 온도 차 두드러져

[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2년 반만에 열린 제 7회 한·중·일 정상회의에서 세 정상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연대하자는데 일치했다. 다만 대북 압력을 중시한 일본과 대화에도 무게를 둔 한국·중국 간의 온도차로 구체적인 비핵화 방법론은 제시하지 못했다. 

10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리커창(李克強) 중국 총리는 전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의견 일치를 보였다며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것이 3국 공통의 이익이자 책임임을 재확인했다"고 했다. 

한중일 정상이 9일 오전 회담을 마치고 공동 기자회견에 나섰다. 왼쪽부터 리커창 중국 총리,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문재인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아베 총리는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를 완전히 이행하는 것은 한중일 세 정상의 공통된 입장"이라며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앞으로도 3개국이 협조해 행동할 것"이라고 했다.

구체적인 비핵화 방법론에 대해선 의견 차이를 보였다. 신문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핵무기를 포함한 모든 대량살상무기와 모든 사정권의 탄도 미사일을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으로 폐기(CVID)하도록 연대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문은 "비핵화를 위한 방법론으로 CVID를 주장하며, 실현될 때까지 압력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중국과 한국은 대화도 병행해서 진행해야 한다는 자세를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CVID를 직접 인용하는 형식으로 일치할 수는 없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다만 세 정상이 공통 입장으로 내세웠던 'UN 안보리 제재결의의 완전한 이행'에 CVID를 요구하는 내용이 있다는 점에서, 일본은 'CVID를 포함한 합의'로 해석할 여지를 남겼다. 중국과 한국 역시 'CVID 직접 인용은 합의하지 않았다'고 주장할 수 있는 형태다. 

아베 총리는 공동기자회견에서 "납치문제의 조기해결을 위해 지원과 협력을 요청해, 일본의 입장에 이해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리커창 총리는 "일본과 북한이 적당한 시기에 대화에 나서는 것 역시 지지하고 싶다"고 언급해, 일본에 북한과의 대화를 요구했다.

이날 한중일 정상회의에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하는 '공동선언문'과 남북정상회담의 결과물인 판문점 선언을 지지하고 북미정상회담 성공을 촉구하는 '특별성명'이 채택됐다. 

특별성명에서 세 정상은 "남북정상회담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을 공동 목표로 확인하고, 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간 합의된 판문점선언을 평가하고 환영한다"고 밝혔다. 

◆ 한일 '셔틀외교 복원'·한중 '북한체제보장'·중일 '관계개선'

한편, 한중일 정상회담을 마치고 일본 총리공관에서 가진 한일 정상회담에선 미래지향적인 관계 구축에 무게가 실렸다. 아베 총리는 "북한과 관련해 다양한 움직임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다가올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구체적인 행동을 끌어내야 한다"며 "한일이 확실하게 협력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도 "북한이 비핵화라는 대원칙에 동의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현할 것인지가 어려운 문제"라면서 "북미 정상회담에서 성과가 나오도록 마지막까지 일본의 지지를 받고 싶다"고 했다. 

두 정상은 오는 10월 '김대중·오부치(小渕) 공동선언' 발표 20주년을 맞아 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를 발전시키자는 데 일치했다. 양국 정상이 상대국을 서로 방문하는 셔틀외교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이후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선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이행할 경우 북한의 체제를 보장해야한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두 정상은 북한 비핵화 이후 대북 경제개발 지원도 중요하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오는 6월에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도 내비쳤다.

리커창 총리는 "북한은 완전한 비핵화를 이룰 의사를 갖고 있다"며 "이에 상응하는 미국의 조치를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도 "북미 정상회담은 두 번 다시 찾아오기 어려운 기회인 만큼 성공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중일 정상회담에선 2012년 센카쿠(尖閣·댜오위다오) 제도 국유화 이후 얼어붙은 양국 관계를 개선하자는 내용이 두드러졌다.

리커창 총리는 "중일관계는 최근 수년간 풍파를 겪었다"며 "이제서야 풍파가 그치고 맑은 하늘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 역시 "(올해가) 중일관계가 새로운 스타트를 끊는 해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중일은 해상·상공에서 불의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핫라인을 설치하는 데 합의했다. 또한 연차회의와 전문가 회의를 열고, 선박과 항공기 간 직접 연락도 구축하기로 했다.

또한 민간·경제 분야 협력도 강화했다. 양국은 5년째 중단 상태인 통화 스와프 재개를 추진하기로 합의했으며, 위안화로 직접 중국 본토 주식과 채권에 투자할 수 있는 '위안화 적격외국인기관투자가(RQFII)'의 자격을 일본에 부여하기로 합의했다. 영화·사회보장 분야에서도 협정을 맺었다.

 

kebj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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