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
히든스테이지
주요뉴스 newspim

트럼프의 이란 핵협정 파기, 결국 중동 전쟁으로 비화되나?

기사등록 : 2018-05-11 20:37

※ 뉴스 공유하기

URL 복사완료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지난 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핵협정을 탈퇴하고 대이란 제재를 재개할 것이라 발표한 지 몇 시간 만에 이스라엘과 이란 간 긴장이 급격히 고조됐다.

이스라엘은 시리아 내 이스라엘 목표물에 대한 공격에 대비해 군 경계 태세를 발동했으며 시리아와 국경을 맞댄 골란 고원 주민들에게 대피 경보를 내렸다.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결국 10일 자정을 넘긴 새벽 시리아 남서쪽에 위치한 골란고원의 이스라엘 군 초소에 20발의 로켓포가 날아들었다.

이란은 이스라엘군에 대한 공격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이스라엘은 이란을 공격 주체로 지목하고 보복에 나섰다.

이스라엘은 같은 날 오전 1시 45분부터 시리아 내 이란 거점에 28대의 전투기를 급파해 공대지 미사일 60여 발과 지대지 미사일 10여 발 등 70여 발을 발사했다.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이 공격으로 시리아군과 친정부군 23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시리아 인근에서 이스라엘과 이란이 이처럼 대규모로 무력 충돌한 것은 1973년 4차 중동전쟁 후 처음이다.

이스라엘과 이란은 언제나 긴장 관계에 있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 이후 폭력 사태가 심화되는 속도가 매우 우려스러울 정도다.

지난 4월 14일(시리아 현지시간) 시리아 다마스쿠스에 있는 미군과 영국군, 프랑스군의 공습이 있은 후 시리아 공군이 반격했다. [사진= 로이터 뉴스핌]

뉴욕타임즈(NYT)지는 “이스라엘과 이란이 시리아 내전을 위장으로 삼아 시리아에서 그림자 전쟁을 펼치고 있었는데, 이제 드러내놓고 전쟁을 벌이려 한다”고 논평했다.

이란은 동맹인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방어한다는 ‘정당한 이유’로 시리아에 주둔하고 있지만, 이스라엘로서는 바로 옆집에 오랜 숙적이 상주하고 있는 상황을 받아들일 수 없는 입장이다.

이스라엘은 2012년부터 시리아 내 이란 관련 시설에 대해 100 차례 이상 공습을 단행하며, 이란으로부터 국경을 수호하고 이란의 레바논 동맹인 헤즈볼라에게 무기가 전달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필수불가결한 조치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란은 그간 이스라엘의 이러한 공격에 보복 위협을 가하기는 했지만 이스라엘을 드러내놓고 공격한 적은 없다. 하지만 트럼프의 이란 핵협정 탈퇴로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유라시아그룹 창립자인 이언 브레머는 베너티페어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개입하지 않는 현재 무력 충돌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며 “이란은 그동안 미국이 핵협정을 탈퇴할 빌미를 주지 않기 위해 보복에 나서지 않았지만, 이제 잃을 것이 없으므로 가차없이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워싱턴포스트(WP)지는 이란이 가하는 위협은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만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지난주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미국이 새 제재를 가하면 핵 프로그램을 재가동하겠다고 경고했다.

자리프 장관은 CBS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핵협정 탈퇴에 대해) 몇 가지 옵션이 있으며, 그 중의 하나는 핵 능력 발전 속도를 높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WP는 이란이 유럽으로부터 핵협정을 지속할 만한 경제적 양보를 얻어내지 못하면 핵무기를 개발하는 것만이 유일한 옵션으로 남게 될 것이며, 이는 중동에서 핵무기 경쟁으로 확산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WP는 만약 이란이 핵무기에 조금이라도 손을 댄다면 재앙이 초래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의 핵 시설을 공격할 수 있다는 의향을 전혀 숨기지 않고 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러한 직접적 개입에 반대하고 미국이 중동 전쟁에 말려드는 것을 피하기 위해 외교적 해법에 주력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와 같은 기질의 호전성을 보이고 있다고 WP는 지적했다.

또한 만약 중동에서 전쟁이 발발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손 놓고 보고 있을 수만은 없는 입장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웨슬리 클라크 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총사령관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핵협정을 파기함으로써 미국의 책임이 더욱 커졌다. 이에 따라 미국이 이스라엘 편에 서서 중동전에 개입할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논평했다.

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이란 핵협정 탈퇴를 공식 선언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gong@newspim.com

<저작권자©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