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이머징마켓 펀드의 자금 유출이 가속화됐다. 주식펀드에서 1년래 최대 규모의 자금이 빠져나갔고, 채권펀드 역시 3주 연속 ‘팔자’에 시달렸다.
미국 금리와 달러화 상승이 위험자산에 해당하는 신흥국 주식과 채권의 투자 매력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런던 트레이더들 <출처=블룸버그> |
11일(현지시각) 시장조사 업체 EPFR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한 주 사이 이머징마켓 주식펀드에서 16억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신흥국 주식펀드에서 자금이 유출된 것은 지난 2월 이후 처음이다. 또 지난주 매도 규모는 2017년 8월 이후 최대치에 해당한다.
같은 기간 보다 광범위한 글로벌 이머징마켓 펀드에서도 11억달러의 자금이 이탈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2016년 12월 이후 최대 유출에 해당한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신흥국 채권펀드에서도 21억달러의 자금을 빼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관련 펀드는 3주 연속 자금 썰물을 기록했다. 또 지난주 매도 규모는 2월 이후 최고치다.
신흥국 채권펀드는 지난 4월 중순 이후 40억달러를 웃도는 ‘팔자’에 시달렸다. 미국 장단기 국채 수익률과 달러화가 가파르게 뛴 데 따른 반응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아르헨티나 페소화의 사상 최저치 급락과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에 대출을 요청한 상황 역시 신흥국 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경계감을 부추긴 것으로 분석된다.
아르헨티나 페소화는 연초 이후 달러화 대비 18%에 달하는 폭락을 연출했다. 이 밖에 주요 신흥국 통화가 강달러의 여파 속에 일제히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국제 유가 상승에 러시아 루블화가 상승 탄력을 보일 뿐 신흥국 통화의 하락이 두드러진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윌리엄 잭슨 이코노미스트는 투자 보고서를 통해 “신흥국 시장이 안정적인 움직임을 유지하고 있지만 최근 몇 주 사이 관련 펀드의 자금 이탈은 과거 18개월 동안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을 빌미로 나타났던 매도 규모에 비해 상대적으로 컸다”고 말했다.
FTSE 이머징마켓 지수는 지난 1월 고점 대비 10% 이상 밀린 상태다. 또 EMBI가 집계하는 신흥국 채권 지수는 지난 9일 기준 10거래일 연속 하락해 2017년 3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JP모간이 제시하는 신흥국 통화 지수는 4월 초 이후 4% 이상 떨어진 상태다.
이날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는 최근 신흥국 펀드의 자금 동향과 관련, 미국 금리와 달러화의 상승이 재개에 따른 결과라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