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북한이 베트남처럼 삼성전자의 새로운 핵심 생산거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북한이 개혁과 개방에 나서면 베트남처럼 고성장을 이룰 수 있다는 전망이다.
블룸버그통신의 칼럼니스트 슈리 렌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북한을 삼성의 새로운 뒷마당으로 만들 수 있다(Kim Could Make North Korea Samsung's New Backyard)'는 제목의 칼럼(13일자)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자료=블룸버그통신] |
그는 현재 북한이 1986년 베트남과 매우 유사한 모습을 보인다면서 하지만 북한은 당시 베트남보다 부유하고 산업화돼 있기 때문에 유리한 출발을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당시 베트남은 자본주의를 향해 첫 발을 내딛는 '도이모이(Doi Moi)' 개혁에 착수했을 때였다.
현재 베트남 경제는 북한보다 6배나 큰 거대 제조 중심지로 거듭났다. 작년 베트남 경제는 6.8% 확장하며 10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여기엔 한국 기업들이 작지 않은 역할을 했다. 특히 베트남의 최대 외국인 투자자인 삼성전자의 도움이 크다. 전체 수출액의 약 4분의 1을 차지했다.
이와 비교해 북한의 경제는 멈춰져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한국 기업들은 아마도 기꺼이 북한으로 이전할 것이라고 렌 칼럼니스트는 바라봤다. 북한 노동자의 임금이 상당히 낮기 때문이다.
투자은행 모간스탠리에 따르면 북한이 사실상 '제로(0)'인 해외 자금 유입을 국내총생산(GDP)의 20%까지 끌어올리면 북한 경제는 5% 성장할 수 있다. 베트남 GDP에서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26%다.
310억달러 규모 북한 GDP에서 20%가 60억달러라고 했을 때, 또 삼성전자가 지난 수 년간 베트남으로 투입한 자금이 170억달러 이상이라고 봤을 때, 한국 혼자서도 북한의 고성장 달성을 도울 수 있다는 해석이다.
인구통계학적 면에서 북한은 베트남보다 불리한 위치에 있다. 베트남의 생산가능인구는 전체의 약 70%에 달하는 반면, 북한은 44%에 그친다. 또 베트남의 생산가능인구는 2040년 정점을 이룰 것으로 전망되는 반면 북한은 이보다 이른 2020년이 예상된다.
하지만 렌 칼럼니스트는 남북한의 인구를 합치면 약 8000만명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이는 한반도를 자급자족 생산과 소비 강국으로 만들기에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