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현 기자 = 국회가 오는 18일 본회의를 열고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 특검과 추경안을 동시에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민주평화당 측에서 18일에 추경안을 처리하는 것에는 문제가 있다며 재논의하겠다는 입장을 정세균 국회의장에게 전달했다.
이에 정 의장은 15일 오전 여야 원내대표들을 다시 소집하고 민평당 측의 이같은 문제제기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
14일 장병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교섭단체 대표들 간 합의를 이룬 내용 중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부분이 있어 지적하고자 한다"면서 "5월 18일에 특검과 추경안을 동시에 처리한다고 하는데 이날은 5.18 38주년 기념일"이라고 말했다.
장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도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해야 한다고 하는 헌법 개정초안을 제시했다. 또 5.18은 정부가 치르는 국가 기념일이어서 5월 17일부터 각종 행사가 진행된다"면서 "역대 여야 없이 공통적으로 17~18일 기념식에 참석해온 것이 관례인데 이런 날에 꼭 국회를 열어야 하는가에 대해 심각하게 문제제기를 한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장병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3당 합의 사항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18.05.14 kilroy023@newspim.com |
그러면서 추경 예산안 처리에 시간이 촉박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18일에 추경 예산을 처리한다고 하면 실질적으로 15~17일 사흘밖에 시간이 없고, 17일에 광주 행사에 참석하면 사실상 예산 심의 시간은 이틀 반 정도 밖에는 없다"며 "역대 아무리 소규모의 추경 예산이라 하더라도 심의 과정에 2주 이상이 소요됐다. 이를 물리적으로 4일 실질적으로 이틀 안에 처리하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장 원내대표는 이어 "민평당은 이러한 문제점을 국회의장에게 지적했고 국회의장께서도 타당한 지적이라고 인정해 내일 아침 교섭단체간 회의를 다시 소집해 이 문제를 재논의하겠다는 입장을 우리 당에 알려왔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내일 오전 국회의장 주재로 다시 한번 원내대표 회동과 함께 날짜에 대한 재논의가 진행될 전망이다. 다만 여야가 첨예한 대치 끝에 어렵게 합의된 사안인 만큼 이 자리에서 당초 여야가 합의한 18일 본회의 날짜가 변경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장 원내대표는 "5.18은 역사적인 의미가 있는 국가기념일인 만큼 국회가 이를 패싱하는 선택은 있을 수 없다고 본다"면서 "날짜가 조정되리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민평당 측은 민주당이 당초 한 약속을 깬 것과 관련해서도 규탄했다. 이날 민주당은 본회의 개의 전에 민평당 측과 만나 ▲한국GM군산공장과 관련해 추경안에 실효성 있는 대책을 포함시킬 것 ▲오는 21일 본회의를 통해 특검과 추경안을 동시에 처리할 것 등을 약속받고 국회 본회의 출석을 결정했었다.
유성엽 민주평화당 의원은 "민주당은 민평당과 21일에 한꺼번에 처리하기로 약속해놓고 그 약속을 가볍게 여기고 졸속 예산 심의가 불가피한 합의를 했다"면서 "민주당은 오늘 사태로 인한 여러 책임의 문제와 대가를 혹독하게 치르게 될 것이라는 점을 엄중하게 경고한다. 민주당의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을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말했다. jh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