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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 원유펀드 vs '빛 바랜' 금펀드

기사등록 : 2018-05-15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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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이란핵협적 탈퇴 유가상승에 기름부어
원유선물ETF 1개월 수익률 12%에 달해
선진국 금리인상 흐름 가속화에 금펀드 수익률 '저조'

[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원유값이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며 원유선물에 투자하는 펀드와 ETF(상장지수펀드)가 뜨겁다. 미국 월가의 보수적 매니저들 역시 이 같은 랠리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이란 핵협정 탈퇴는 유가 상승에 기름을 부었다.

반면 안전자산의 대표 상품인 금펀드는 선진국 통화 긴축 흐름에 수익률이 저조한 상황이다. 

15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원유선물에 투자하는 펀드와 ETF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이 12%를 웃돈다. 같은 기간 해외주식형펀드 평균 수익률은 0.12%에 불과했다.

운용순자산이 820억원이 넘는 미래에셋TIGER원유선물ETF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12.09%. 삼성KODEX WTI원유선물ETF도 12.29% 수익을 거뒀다. 이들 ETF의 6개월, 1년 수익률은 각각 23.9~24.5%, 33.5~49.2%에 달한다.

유가 상승에 관련 기업 주가도 고공행진이다. KBSTAR미국원유생산기업ETF의 수익률은 19.27%다.

국제 유가는 4분기 연속 상승을 이어가며 10년만의 최장 랠리를 앞두고 있다. WTI(서부텍사스유) 연결선물 가격은 지난해 6월 21일 배럴당 42.53달러에서 지난 10일 71.36달러까지 치솟았다. 1년여만에 67.8% 상승했다.

지난 2014년 말부터 하락하던 유가는 최대 수출국 사우디아라비아와 최대 생산국 러시아가 2017년부터 생산 제한에 들어가며 상승세를 탔다. 이 같은 흐름에 미국 펀드 매니저들도 원유, 에너지 섹터 투자에 뛰어들고 있다. 여기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난 8일 이란 핵협정 탈퇴 결정은 지정학적 위험을 높여 유가 추가 상승의 기폭제가 됐다.

로이터에 따르면 댈러스 소재 웨스트우드의 빌 코스텔로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우리는 이미 대세를 따라잡는 트레이드 몇 가지를 했지만 아직 갈 길이 먼 상태”라며 “금리상승으로 타격받는 유틸리티와 통신주를 매니저들이 매도함에 따라 더 많은 자금이 에너지 섹터로 유입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지난 2015년 유가 붕괴를 예견했던 유가 비관론자인 에너지 분석기업 오일 프라이스 인포메이션 서비스(OPIS)의 애널리스트 톰 클로자는 최근 CNBC 인터뷰에서 “현 시점에서는 70~100달러 유가 전망이 과장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자료=네이버 증권>

반면 금펀드는 미국의 금리인상이 이어지며 수익률에 빛이 바랬다. 국내 대표 금펀드인 블랙록월드골드펀드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2.93%다. 기간을 6개월, 1년으로 늘리면 -6.99%, -6.61%로 오히려 손해를 봤다. 삼성KODEX골드선물ETF역시 -2%(1개월), 0.84%(6개월)의 초라한 수익률을 이어가고 있다.

COMEX(뉴욕상품거래소) 기준 국제 금 가격은 지난 4월 11일 온스당 1356.50달러에서 지난 2일 1302.60달러까지 하락했다. 현재는 1315~1320달러 수준이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은 물가상승에 따른 화폐가치 하락을 막아 인플레이션을 헤지하는 투자자산이다. 전문가들은 선진국들의 통화 긴축이 본격, 빨라지며 하반기 금 가격의 하락을 예상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까지는 실질금리보다 기대인플레이션의 상방압력이 높을 것으로 예상돼 금 가격도 온스당 1350달러 부근에서 강세를 유지할 전망”이라며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통화 긴축 가속화가 예상되는 하반기는 실질금리의 높은 상방압력 아래 금 가격도 온스당 1200달러까지 반락할 전망”으로 내다봤다.

반면 통화 긴축에도 위험자산 헤지 수단으로 금이 각광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통화정책 정상화는 무이자 자산인 금 투자 기회비용을 높일 수 있어 금 수요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통화정책 변화는 주식 시장 등 금융자산 변동성을 높여 위험자산을 헤지하는 수단으로서 금의 매력이 부각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kim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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