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북한이 핵실험을 전면적으로 중단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주요 외신을 통해 이미 핵시설 폐기가 추진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나온 것이다.
아울러 지난 주말 미국이 핵을 포기할 경우 북한에 교역과 투자를 통한 경제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전한 데 대해 김정은 정권이 거듭 비핵화 의지를 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9월 3일 핵무기병기화사업 현장 지도에 나선 김정은 <사진=북한노동신문> |
15일(현지시각) 로이터에 따르면 스위스 제네바 주재 한태송 북한 대사는 북한이 핵실험을 금지하는 국제사회의 노력에 동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핵실험 중단과 후속 조치는 전세계 군축에 중차대한 과정”이라며 “북한 역시 핵실험을 전면 금지하는 국제사회의 움직임에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은 한국과 관계 개선을 위해 평화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한반도 평화를 위해 전쟁 위험과 군사적 긴장감을 해소하는 데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트럼프 행정부와 신뢰를 구축하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한 대사는 포괄적 핵실험금지조약의 체결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날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인 38노스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을 포함한 주요 외신은 북한이 핵시설 폐기에 나선 정황이 위성을 통해 포착됐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지난 주말 23~25일 주요국 기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핵 실험장을 폐기할 것이라고 발표한 김정은 정권이 이미 구체적인 행보를 취하고 있다는 것.
보도에 따르면 북한은 핵시설 주변의 건물과 설비를 폐기하기 시작한 정황이 샌프란시스코 소재 플래닛 랩스의 위성 이미지를 통해 확인됐다.
지하 갱도로 연결되는 입구의 주변에 설치돼 있던 구조물들이 최근 찍힌 위성 이미지에서 사라진 것.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미들베리국제연구소의 제프리 루이스 동아시아핵확산방지프로그램 담당 이사는 WSJ과 인터뷰에서 “북한이 핵시설 폐기를 공개하기 위해 기자들을 초청하기 앞서 만탑산 주변을 정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주말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은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영구적으로 포기한다는 전에 하에 경제 지원에 나설 의사를 밝혔다.
정책자들은 풍계리 실험장 폐쇄만으로는 불충분하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재건이 불가능한 핵 시설 폐기를 철저하게 확인, 과거와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움직임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