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
히든스테이지
주요뉴스 newspim

엘리엇·ISS·글래스는 '한 통속'....엘리엇 '사냥'에 '100% 찬성'

기사등록 : 2018-05-16 13:43

※ 뉴스 공유하기

URL 복사완료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엘리엇의 주주행동에 4차례 등장하고, 모두 엘리엇 논리 지지
국민연금도 ISS·글래스 권고, 가려서 판단해야
"자사주 매입하거나 이탈리아는 국영펀드가 엘리엇 대응 나서"

[서울=뉴스핌] 한기진 기자 = 글로벌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과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1, 2위 업체인 ISS와 글라스 루이스가 ‘보조’를 맞춰온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경영권 분쟁 사례를 보면 엘리엇이 주주 지지표를 모을 때면 ISS와 글라스 루이스는 항상 ‘지지’했고 반대한 적은 없었다. 현대자동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안에 반대 의사를 낸 ISS와 글라스 루이스도 결국 엘리엇의 이익을 지원하려는 '한 통속'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금융투자업계를 통해 입수한 미국 투자자문 자산운용사 라자드(Lazard)의 ‘행동주의 리뷰(Activism Year in Review)’ 보고서에 따르면 엘리엇이 주주행동에 나선 기업 중 ISS와 글라스 루이스가 찬반 의사표시를 한 곳은 총 4개사다. 의견은 4개사 모두 "엘리엇을 지지한다”였다. 그 때마다 폴 싱어 엘리엇 회장은 “지지(Back)에 감사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가장 최근의 '합작'은 엘리엇이 지분 13.2%를 보유한 미국의 알루미늄 부품 제조사인 아르코닉(Arconic)의 경영진을 교체하는 2017년 5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있을 때였다. 엘리엇은 로슨 전 스피릿 에어로시스템 CEO를 신임 CEO로 추천하는 등 경영진 4명의 교체를 요구했다. 이러자 주총 2주를 앞두고 ISS와 글라스 루이스는 “아르코닉은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었고 실적이 부족하다”며 경영진 교체를 요구했다. 특히 ‘엘리엇’을 공개 지지하며 “주주들 (엘리엇 추천 CEO)를 찬성해야 한다”고 했다.

유럽에서도 엘리엇은 지분 5.75%를 보유한 텔레콤 이탈리아(Telelcom Italia)를 놓고 대주주(지분 20%)인 프랑스 비벤디(Vivendi)와 정면으로 충돌한 적이 있다. 올해 4월 주총을 앞두고 “비벤디의 간섭으로 텔레콤 이탈리아의 기업가치가 훼손된다”며 경영권 분쟁을 벌였다. 그러자 ISS와 글라스 루이스가 등장해 “엘리엇이 추천한 이사 6명으로 교체하는 것을 지지한다”는 의견을 냈다.

엘리엇과 ISS, 글라스 루이스가 한 목소리를 낸 것은 꽤 오래 전부터다. 2013년 5월 미국의 오일 및 가스회사인 헤스(Hess)사는 에너지 개발과 생산분야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주유소 등 에너지 소매 비즈니스를 매각하기로 했다. 그러자 지분 6%를 보유한 엘리엇은 골드만 삭스의 보고서 등을 인용하며 “시장은 하스의 전략을 신뢰하지 않는다”면서 경영진 교체를 요구했다. 하스는 자사주 40억달러 소각 등 주주가치제고방안을 내놓으며 엘리엇에 맞서자, ISS와 글라스 루이스가 등장해 “엘리엇을 지지한다”고 했다.

2015년 4월에는 영국의 신탁회사 얼라이언스 트러스트(Alliance Trust)의 실적을 문제 삼아, 지분 12%를 가진 엘리엇이 이사진 3명 교체를 요구했고 ISS와 글라스 루이스가 지원사격을 했다.

엘리엇과 ISS, 글라스 루이스의 연합 공세에 기업들의 대응 방법은 달랐다. 헤스는 올해 3월 “자사주를 작년 15억달러 매입에 이어 2018년말까지 10억달러를 추가로 사들이겠다”며 엘리엇의 의견을 일정부분 받아들인 주가부양 전략으로 대응했다. 텔레콤 이탈리아의 경우는 이탈리아 은행들이 만든 국영펀드인 CDP(Cassa Depositi e Prestiti SpA)가 지분을 사들여 엘리엇에 대응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 같은 사례 때문에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안을 반대하는 엘리엇을 지지하는 ISS와 글라스 루이스의 기준이 시장의 판단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라는 ISS와 글라스 루이스는 항상 엘리엇의 논리로 의견을 표시했기 때문에, 전체 주주들의 이익과 기업가치 제고 방향과 맞다고 할 수 없다”면서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분할합병에 대해 국민연금은 나름대로 판단 기준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hkj77@hanmail.net

<저작권자©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