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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슈퍼달러] 이머징 국가들 괜찮나...루피아·헤알 '피멍'

기사등록 : 2018-05-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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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리라화, 사상 최저
"신흥국 전체로 위험 전이될 가능성 낮아"

[편집자] 이 기사는 5월 16일 오후 2시19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터키를 비롯한 신흥국의 통화가치가 1년 만에 가장 큰 폭 하락했다. 달러 강세와 미 국채 금리 상승이 재개되면서 신흥국 통화가 약세 압력을 받고 있다.

1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JP모간 신흥시장 통화지수는 1.4% 하락했다가 1% 정도로 낙폭을 줄였다. 반면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3.0926%로 오르면서 약 7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흥국 통화가 약세를 보인 데는 ▲중앙은행의 정책대응력이 약화되고 ▲신흥국들의 정치 불안 등 취약점이 부각된 게 배경으로 작용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신흥국들의 경제 펀더멘털이 개선됐기 때문에 일부 국가의 환율 불안이 신흥국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 터키 리라화, 사상 최저 경신

터키 리라화는 달러대비 가치가 역대 최저 수준이다. 한국시간 기준 16일 오후 2시9분 현재 미국 달러/터키 리라 환율은 0.06% 오른 4.449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리라화는 올해 달러대비 18% 하락해, 주요 통화 가운데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지난 5년간 미국 달러/터키 리라 환율 추이 [사진=블룸버그]

터키 경기가 과열되고 물가가 두자릿수 상승률을 보이는데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금리 인상에 반대하며 통화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한 결과다.

영국을 방문 중인 에르도안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고금리가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진다는 경제관을 강조했다.

그는 "금리가 (인플레의) 원인이며, 인플레는 결과"라면서 "금리가 낮을수록 인플레가 낮게 유지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리라화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금리 인상에 반대하는 발언을 할 때마다 출렁이고 있다.

터키는 중앙은행이 정책금리를 75베이시스포인트(bp, 1bp=0.01%) 인상했음에도 물가가 치솟고 있다. 터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3월 10.2%에 이어 4월에 10.9%까지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터키 경제가 과열되고 있다면서 정부의 대처 능력 부족을 문제삼았다.

영국계 금융분석기관 TS 롬바르드의 글로벌 정치 리서치 애널리스트 마르쿠스 셰브닉스는 "터키 정부는 경기 과열이나 불균형을 해결할 의지가 전혀 없다"며 "터키가 서서히 위기에 접어들고 있다고 믿게 되는 이유가 바로 이러한 의지 부족 때문"이라고 말했다.

◆ 인도네시아 루피아·브라질 헤알 '피멍'

인도네시아 루피아화와 브라질 등 남미 통화들도 타격을 받고 있다.

루피아화는 달러 강세 모멘텀이 형성된 초기에 여타 신흥국보다 큰 폭 하락했다. 지난달 23일 기준 신흥국 통화지수는 0.7% 하락하는 데 그쳤으나 루피아화는 달러대비 1.4% 하락했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이 통화가치 방어를 위해 외환시장에서 달러 매도 개입을 했으나 루피아 약세 압력이 해소되지 못했다. 지난 7일에는 달러/루피아 환율이 심리적 저항선인 1만4000루피아를 상향 돌파하면서 시장 불안이 확대됐다.

남미 통화들도 뚜렷한 약세를 보였다.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이 포함된 남미 통화지수는 3월 말에 비해 5.8% 하락했다.

특히 브라질은 대내외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외국인 포트폴리오 자금이 유출되면서 달러대비 절하되고 있다.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이 구속돼서 차기 대선 향방이 불확실해지고, 연금개혁 투표가 연기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신뢰도가 하락한 탓이다.

국제금융연합회(IIF)에 따르면 4월30일~5월4일 브라질에서 외국인 주식자금은 약 2억2800만달러 유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주요 신흥국 통화들이 달러대비 평가절하된 비율 [자료=국제금융센터]

◆ "신흥국 전체로 위험 전이될 가능성 낮아"

다만 일부 국가의 환율 불안이 신흥국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다. 여러 신흥국의 경제 펀더멘탈이 견고하고 외부 충격에 대한 대응력이 호전됐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는 외환보유액, 자금조달 수요, 자산가치, 미국 등 주요국 무역갈등에 대한 대응력 측면에서 취약도가 신흥국 중 가장 큰 폭 개선됐다고 IIF는 분석했다.

인도네시아 외환보유액은 중앙은행의 달러 매도 개입으로 지난 1월 1319억달러에서 4월 1248억달러로 감소했으나, 2013년 연평균이었던 1003억달러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일본, 한국, 중국 등과 약 60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왑 계약을 체결·연장하며 외부 충격에 대한 대응력을 키우고 있다.

캐피탈 이코노믹스는 "다수 신흥국의 경제 펀더멘탈이 견고하고 외부 충격에 대한 대응력이 호전됐다"며 "2013년 긴축발작(테이퍼 텐트럼)의 전조로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UBS는 "터키·아르헨티나를 제외하면 신흥국 경상수지가 5년 전에 비해 흑자로 전환하거나 적자 규모가 축소됐다"며 "신흥국은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분석했다.

다만 IIF는 "유가가 70달러를 웃돌면서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터키, 아르헨티나, 우크라이나, 남아공 등의 국가는 일시적 위기 상황에 처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sungso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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