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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찌 퇴점 사태…인천공항 롯데·신라 등 4개 면세점 담합 ‘무혐의’

기사등록 : 2018-05-17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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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핌] 이규하 기자 = 인천공항에서 철수한 명품브랜드를 재입점하지 않기로 공동행위에 나선 호텔롯데·호텔신라 등 4개 면세사업자들의 담합 혐의가 ‘무혐의’로 결론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9일 전원회의를 통해 ‘4개 면세점 사업자의 부당한 공동행위 및 인천국제공항공사의 부당한 공동행위’에 대한 안건을 심의, 무혐의 결정을 내렸다고 17일 밝혔다.

무혐의의 요지는 합의 증거가 부족한데다, 경쟁제한성도 없다는 판단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호텔롯데·롯데디에프글로벌·호텔신라·한국관광공사와 함께 ‘정당한 사유 없이 인천공항에서 철수한 브랜드를 면세사업기간 내 재입점시키지 않는다’는 확약서를 맺은 바 있다.

면세점 <뉴스핌DB>

발단은 신라면세점이 지난 2011년 9월 인천공항에 ‘루이비통(LOUIS VUITTON)’ 매장을 오픈하면서 불거졌다. 신라가 루이비통 유치를 위해 파격적인 수수료 혜택을 준 것으로 알려지면서 구찌(GUCCI)와 샤넬(CHANEL)이 매장 철수 등의 반발에 나선 것.

당시 롯데면세점이 수수료율 등을 제시하면서 결국 구찌는 매장을 옮겼다. 그 뒤 샤넬은 인천공항에서 철수했다.

즉, 한 면세점사업자가 명품브랜드를 신규 유치하면서 기존 브랜드 사업자들의 거래조건보다 상당히 유리한 조건을 제공하게 되자, 기존 입점 브랜드가 협상을 요구, 퇴점하면서 빚어진 사건이다.

이후 면세점사업자들과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이러한 사태의 파장을 줄이기 위해 공동행위가 담긴 확약서를 작성하면서 담합혐의를 받아왔다. 사건을 맡은 공정위는 증거인 확약서에 주목했다.

관련 혐의는 ‘인천공항 내에서 다른 면세점에 입점해 있는 브랜드를 유치하는 행위를 제한하는 행위’이나 증거인 확약서에는 ‘정당한 사유 없이 인천공항에서 철수한 브랜드를 면세 사업기간 내 재입점시키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겼기 때문이다.

이는 혐의와 합의 증거 간 내용이 달라 합의 증거로 보기 힘들고 합의를 입증할 다른 증거도 부족하다는 게 공정위 측의 설명이다. 한마디로 공동행위에 대한 법 적용이 어렵다는 판단이다.

공정위 측은 “실제로도 상당수 브랜드는 2개 이상 면세점에 중복해 입점하고 있고 특정 브랜드가 면세사업 기간 중에 다른 면세점으로 이전하거나 다른 면세점에 추가 입점하는 사례도 확인됐다”며 “또 인천공항 내 면세점에서 계약기간 중에 일방적으로 철수 할 수 있는 브랜드는 극소수 명품브랜드에 한정되고, 이들 상품의 최종 판매가격은 매장 입점 계약조건과는 관련 없이 정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사건 행위로 인해 소비자 판매가격이 높아지는 것과 같은 소비자 후생 감소 등 경쟁제한 효과가 없고, 이와 달리 경쟁제한성을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다”고 전했다.

황원철 공정위 경쟁심판담당관실 과장은 “다만 경쟁관계에 있는 면세점사업자들과 관리감독권을 갖는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면세점사업자들의 사업활동을 제한하는 사항을 확약서의 형태로 작성 및 날인하는 경우 자칫 담합 발생 우려가 있다”면서 “장래 법위반 예방을 위해 인천국제공항공사와 면세점사업자들에게 주의 촉구하기로 함께 결정했다”고 말했다.

jud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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