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LG그룹의 4세 경영 승계 작업이 본격화된 가운데 구본준 LG 부회장의 역할론이 부상하고 있다.
구본준 LG 부회장 <사진=LG> |
17일 업계에 따르면 LG는 이날 긴급 이사회를 개최하고, 구광모 LG전자 상무를 LG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와 함께 통원치료를 받아오던 구본무 LG 회장의 상태가 악화됐다는 이야기가 돌며 LG그룹이 승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주장에 힘이 실렸다.
장자 승계 원칙을 따르는 LG가(家)의 가풍에 따라 구본무 회장의 장남 구광모 상무가 향후 그룹회장을 승계할 것이란 전망이 유력하다.
하지만 구광모 상무가 그룹 내에서 안정적으로 자리 잡기 전까진 LG 계열사 및 그룹 경영 참여한 경험이 있는 구본준 부회장이 그룹 내 경영권을 쥐고, 경영 승계에 힘을 보탤 가능성이 높다.
구본무 회장이 1995년 LG그룹의 회장직을 불려 받아 그룹 전체를 통솔하는 동안 구본준 부회장은 전자, 화학, 반도체, 디스플레이, 상사 등 주요 계열사를 거치며 리더십을 발휘했다.
2010년엔 LG그룹 내 핵심 계열사인 LG전자가 위기에 빠지자 구원투수로 등판해 LG전자 부회장 자리에 올랐다. 2016년엔 지주사인 LG의 신성장추진단장 부회장을 맡아 이전까지 핵심 계열사 대표 이사를 맡아온 것과 다르게 그룹 전체를 아우르는 역할을 수행했다.
2017년부턴 이사와 이사회 의장으로서 주요 사업 포트폴리오 관리와 최고경영진 인사 등 큰 틀의 의사결정과 주요 경영 사안을 직접 챙겼다. 구본무 회장이 주재해왔던 '전략보고회'와 '업적보고회'를 구본준 부회장이 주재한 것도 2017년부터다.
LG그룹은 해마다 2차례 상반기 6월에 전략보고회, 하반기 11월에 업적보고회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발표한 LG그룹의 ZKW 인수 역시 구본준 부회장이 직접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LG그룹은 지난달 26일 오스트리아 헤드라이트업체 ZKW를 약 1조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구본준 부회장은 차량용 전장부품을 그룹의 신성장동력으로 꼽고 경쟁력 확보에 힘써왔다.
재계 관계자는 "LG그룹은 철저히 장자승계 원칙을 따르기 때문에 구광모 상무가 사내이사로 선임되면 구본준 부회장 보다 구광모 상무의 역할이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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