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경환 기자 = 한미정상회담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다음 달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한반도 비핵화를 놓고 최종 조율에 나설 예정이다. 다만 최근 남북 그리고 북미 간 불협화음이 부각되면서 문 대통령의 '중재' 부담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20일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오는 21일 오후 미국으로 떠난다.
오는 22일 예정된 한미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한반도 비핵화 로드맵에 대 이견 조율에 집중할 전망이다.
더욱이 이번 회담에서는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배석자 없이 독대하기로 돼 있어 두 정상 간 보다 깊은 얘기가 오갈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다.
남관표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지난 18일 한미정상회담과 관련, "양국 정상은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이행하는 경우, 밝은 미래를 보장하기 위한 방안 등에 대해서 협의할 예정"이라며 "이번 회담이 북미정상회담을 3주 앞둔 시점에서 이뤄지는 만큼 남북정상회담의 성과를 북미정상회담의 성과로 이어지게 하는 가교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했다. <사진=청와대> |
이 같은 기대와는 별개로, 문 대통령의 북미 간 중재 여건은 그리 좋지 않다.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했던 북미 간 정상회담 조율이 어긋나고 있다. 기본적으로 비핵화 방안에 대해 '단계적' 해법을 주장하는 북한과 '일괄적' 해법을 고수 중인 미국의 의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이에 더해 미국은 '핵무기 제3국 반출'이나 'CVID보다 강화된 PVID 필요'를 언급하고, 최근엔 미국 측이 인권 문제 등도 거론하며 북측을 압박하고 있고, 북한은 이에 반발한다.
지난달 남북정상회담을 정점으로 해빙 분위기가 이어지던 남북관계도 돌연 교착 상태에 빠졌다.
북한은 지난 16일 예정됐던 남북고위급회담을 당일에 일방적으로 무기한 연기한다고 통보했다. 당연히 남북 간 분위기는 급격히 냉각됐다.
이후 청와대는 그 이튿날인 17일 "중재자로서 역할을 더 적극적으로 해나가겠다"며 의지를 다졌지만, 북측의 남북고위급회담 일방적 취소로 불거진 북미 간 불협화음 우려를 떨쳐내긴 역부족이었다.
그 뿐만이 아니다. 북한은 남북고위급회담 일방 취소에 이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공개 현장에 남측 기자단의 취재도 거부했다. 우리 정부가 보낸 남측 방북 기자단 명단을 접수하지 않고 있다.
북한이 고위급회담 무기한 연기 이유로 들었던 한미연합 '맥스 선더' 훈련과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 문제도 있다.
아울러 박근혜정부 당시 집단 탈북한 중국 소재 북한 식당 여종업원들의 송환을 요구하고 있다. 이 와중에 지난 19일에는 북한 주민 2명이 또 귀순, 설상가상 형국이 돼가고 있다.
남북 간 냉랭한 분위기를 해소하는 게 급선무다. 하지만, 교착 상태에 빠진 남북 관계를 돌려놓을 해법으로 주목받은 남북 정상 간 통화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난 4월 20일 개통된 핫라인이 있지만, 현재로선 무용지물에 다름 아니다. 한미정상회담이 이틀 밖에 남지 않은 시점임을 감안하면, 그 전에 남북 정상 간 핫라인 통화가 이뤄지긴 어려워 보인다.
결국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의중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교감도 없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날 전망이다.
한편 이날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했다.
지난 9일 이후 11일 만으로, 문 대통령 취임 이후 15번째 한·미 정상 간 통화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와 관련,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북한이 보이고 있는 여러가지 반응들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며 "두 정상은 또한, 다음 달 12일에 열릴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곧 있을 한미정상회담을 포함해 향후 흔들림 없이 긴밀히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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